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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영창 신한금투 대표 취임 100일…'30년 증권맨' 위기대처 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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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2일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라임사태 수습과 초대형IB 및 발행어음업 연내 인가 등 신한금투가 직면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업계의 시선이 모아진다. /더팩트 DB, 신한금융투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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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신뢰회복·초대형IB까지 '과제 산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지난 2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영창 대표는 취임 후 조직 정비와 함께 고객 신뢰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힘써왔다. 그러나 현재 신한금투는 금융사고 관련 수습과 초대형IB·신사업 인가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향후 이 대표가 보일 역량에 업계의 시선이 모아진다.

이영창 대표는 지난 3월 25일 신한금융투자에 신임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이 대표는 증권업계 CEO로서는 보기 드물게 30여년 간 증권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로 앞으로의 경영성과와 위기대처능력에 기대를 얻고 있다.

◆ '고객 신뢰' 회복 위해 고군분투

이영창 대표의 취임 당시 신한금투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라임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로 고전 중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신한금투가 직면한 불 끄기에 바쁜 일정을 보냈다. 특히 라임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로 훼손된 소비자 신뢰를 강화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월 라임펀드 피해자들에게 비교적 발빠르게 선보상 카드를 꺼냈다. 가장 먼저 자발적 보상 의사를 밝힌 신영증권 다음이다. 피해고객에게 최대 70%까지 손실 보상을 제시하면서 책임경영에 나섰다.

또한 이를 계기로 체질개선에도 팔을 걷었다. 이 대표는 문제가 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의 신규 사업을 중단하고, 리스크 전담 조직과 투자자 보호 부서를 새로 만드는 등 조직 개편 방안을 내놨다.

이에 더해 지난달 초 금융상품 선정과 출시, 판매와 직원평가 까지 전과정에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개편을 실시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투자 위험요인, 상품구조 복잡성, 소비자에 불리한 조건 유무 등에 검토를 강화했다.

사모폐쇄형 펀드와 사모폐쇄형 랩 서비스 가입고객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정확히 상품 설명을 받았는지 재확인하고, 원한다면 상품가입 취소를 해주는 '사전 해피콜'도 시행하기로 했다. '투자자 보호'에 역량을 최대로 강화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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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라임 불 끄기'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신한금투는 라임펀드의 최다 판매처 중 하나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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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까지 '큰 산'…실적악화 만회와 초대형IB 도약

이영창 대표의 '라임 불 끄기'는 아직까지도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이 판매사들에게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100% 보상을 권고했다. 또 라임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2차 소송에 들어가기로 해 법적 공방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이번 금감원의 100%보상 권고는 신한금투로선 심각한 문제다. 신한금투는 라임펀드의 최다 판매처 중 하나로 꼽힌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신한금투가 펀드 부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판매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혀 라임펀드 구상권 소송이 몰릴 가능성도 전망된다. 금융사들의 구상권 청구까지 모인다면 신한금투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신한금투는 앞서 자발적 선보상에 나섰던 당시에도 이로 인한 실적악화가 점쳐졌는데, 이번 금감원의 권고 이후 사태 수습에 상당부분 재정적 어려움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금투의 사모펀드 비용 처리로 인해 2분기 신한지주 순익이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최 연구원은 "신한금투 라임펀드 관련 선보상 비용 850억 원, DLS 추가 충당금 700억 원 등 신한금투에서만 세전 약 1500억 원을 상회하는 비용을 반영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한금투는 경상 손익 회복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신한금투가 1분기 목표로 제시했던 초대형IB로의 도약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한금투는 올해 3월 자기자본 4조 원을 달성함으로써 초대형IB 요건에 정량적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금융시장 여파와 라임사태 수습 등에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이런 와중 초대형IB를 함께 준비하던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발행어음 관련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시장 경쟁에서까지 뒤쳐지는 모양새다.

한편 이영창 대표가 취임 첫 해부터 고전하고 있지만 역량을 발휘할 기회로 여기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그간 쌓은 갖은 경험을 경쟁력으로 보고, 고비를 넘긴 후 임기 동안 보여줄 성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사고로 인한 위기 돌파를 비롯해 초대형IB 및 발행어음업 연내 인가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까지 이영창 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며 "지속적인 고객신뢰 회복과 투자자확보를 위해 이 대표의 역량으로 지금부터 산적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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