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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최약체 후보? 삼성의 대반전 '5위 도약', 다 이유가 있다 [오!쎈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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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대구, 민경훈 기자]연장 12회말 2사 주자 만루 삼성 김호재가 타석에서 LG 송은범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경기를 끝낸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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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순위표를 보는 전문가들은 말문이 막힌다. 올 시즌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삼성이 보란 듯이 예상을 뒤엎고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4일 LG를 7-6으로 꺾고 5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30일 대구 SK전 이후 5연승 질주. 다시 한번 "야구 몰라요"라는 명언을 떠올리게 한다.

팀 전력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2명이 이탈한 상태. 올 시즌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벤 라이블리와 전천후 야수 타일러 살라디노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 또한 필승조의 핵심 멤버인 최지광이 재충전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팀이 원활하게 잘 돌아간다는 방증이다.

삼성은 이는 없어도 잇몸으로 버티고 있다. 잇몸은 갈수록 단단해지는 모양새다.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주전에 가려져 있던 백업 선수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던 일부 선수들은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한 신인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동안 느긋했던 일부 주전급 선수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칫하면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1군 말소 후 대체 선수의 활약을 지켜보며 잠시 잊고 있었던 초심을 되찾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러한 선의의 경쟁 구도가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한 야구인은 "삼성은 타 구단에 비해 A급 선수의 비중이 적은 편이다. B급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를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팀이 더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선수단 내부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고른 전력을 만들어 놓은 팀이 강팀이다. 주축 선수 몇 명이 빠졌다고 해서 금세 휘청거린다면 강팀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고른 전력을 유지할 수 있는 팀의 성적이 좋은 건 당연지사.

허삼영 감독이 초보 사령탑이지만, 삼성 선수단에서 오랜 경험과 선수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고루 활용하고 있다. 주전 일부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단 전체에 각각의 롤을 부여해 팀을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서서히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발전하고 있다. 요즘 삼성 야구를 두고 "정말 재미있다"고 표현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현재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가을 야구 진출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사자가 자세를 바꾸면 밀림이 긴장한다'는 말처럼 삼성의 행보가 KBO리그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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