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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균형발전 선봉장’ 세종시 한계 왔나···8년 만에 첫 인구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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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인구, 전달보다 32명 줄어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

주택 입주 물량 급감 등이 요인

행정수도 세종시 인구가 출범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수도권 인구 분산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출범한 세종시의 역할에 한계가 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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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청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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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인구(외국인 제외)가 5월 말보다 32명 줄었다. 월간 기준 세종시 인구가 감소한 것은 2012년 7월 시 출범 이후 처음이다. 5월 말 34만5373명이던 세종시 주민등록인구는 지난달 말에는 34만5341명으로 감소했다. 여자는 17만3104명에서 17만3107명으로 3명 늘었다. 반면 남자는 17만2269명에서 17만2234명으로 35명 줄었다. 5월 세종시의 순 유입 인구(전입자 수-전출자 수)는 시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18명)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세종시 사상 가장 적은 4766명(증가율 1.4%)의 인구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만3517명(4.3%) 늘었다. 특히 3단계에 걸친 정부청사 이전이 끝난 직후였던 2015년 상반기에는 2만9087명이 증가, 증가율이 18.6%나 됐다. 이처럼 최근 세종시 인구가 거의 늘지 않는 것은 다른 시·도와 마찬가지로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데다 올해 신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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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인근 국회 분원 후보지 전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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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1만1347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600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민등록인구도 6월 한 달 사이 1963명 줄었다. 17개 시·도 가운데 늘어난 지역은 ▶경기(1만3979명) ▶충남(1261명) ▶충북(883명) ▶강원(643명) ▶제주(523명) 등 5곳뿐이었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세종으로 몰려야 할 인구가 경기로 집중,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세종시는 크게 신도시(9개 동 지역)와 10개 읍·면 지역으로 구분된다. 신도시 전체 주민등록인구는 5월 말 25만5826명에서 6월 말에는 25만6139명으로 313명 늘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신도시 중에서도 ▶종촌(-59명) ▶한솔(-28명) ▶보람(-26명) ▶도담(-14명) 등 4개 동은 줄었다. 이른바 '신도시 빨대 현상'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인구가 감소 추세에 있는 읍·면 지역은 8만9547명에서 8만9202명으로 345명 줄었다.

시가 출범한 달인 2012년 7월 말(9만4776명)보다도 5574명(5.9%) 적은 것이다. 읍·면 중 지난달 인구가 늘어난 곳은 ▶장군면(41명) ▶부강면(8명) ▶금남면(7명)뿐이었다. 이 가운데 장군면은 충남 공주시, 부강면은 충북 청주시(구 청원군)에서 각각 편입됐다. 또 금남면은 신도시와 대전 사이에 있다.

지난달 세종 시내 19개 읍·면·동 가운데 주민등록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조치원읍(273명)이었다. 5월 말 4만3120명에서 6월 말에는 4만2847명으로 줄어 2012년 7월 말(4만3760명)보다도 913명(2.1%)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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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읍 인구가 다른 지역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올해 들어 계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학생 등교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조치원에 있는 고려대와 홍익대 세종캠퍼스의 재학생 수는 약 1만 3000여명에 달한다. 세종시에 따르면 이 가운데 신입생을 중심으로 약 10%(1300여명)는 조치원읍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읍·면 가운데 시 출범 당시(2012년 7월)보다 인구가 늘어난 곳은 장군면(4800명→6357명)뿐이었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육동일 명예교수는 “세종시를 당초 계획대로 키우려면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수도권이나 해외 대학 유치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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