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산문집…차분한 수필에 일상의 사유 담아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경주 흥륜사의 한주(閒主) 법념스님이 첫 산문집을 냈다. 누군가 자신의 글을 읽는 동안 금강보검과 같이 백팔번뇌를 베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 제목을 '종이 칼'로 정했다.
차분하게 읽히는 에세이는 '디딤돌'로 시작한다. 디디고 지나간 사람의 흔적은 없어지지만, 오늘도 여전히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남아 도움을 주는 존재.
스님은 이를 '인(人)'으로 풀이한다. 둘이 서로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홀로서기'라는 말은 오히려 개인주의, 이기심을 부추기는 말은 아닌지 돌아본다.
"서로 돕고 의지할 때 더욱 빛이 나는 법이기에 디딤돌의 역할이 더더욱 눈부신 듯하다."(21쪽. '디딤돌' 중)
스님은 글쓰기를 늦게 시작했다. 칠순 넘어 글쓰기를 배우고자 토함산 입구의 동리목월문창대학을 다녔다. 그러고서 8년 만에 에세이를 모아 책으로 펴냈다.
주변 사람들이 스님에게 "이젠 그만 쉬어라"고 하지만 이들의 우려와 달리 글쓰기는 하면 할수록 욕심이 생긴다고 한다.
"이제야 인생의 참맛을 느끼는 것 같아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다. 잘 쓰나 못 쓰나 한 편의 글을 끝내고 나면 두 팔 벌려 쾌재를 부른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101쪽. '종심' 중)
1972년 혜해스님을 은사로 불교에 입문한 법념스님은 15년간 제방선원에서 안거 수행했다. 1992년부터 10여년 간을 일본에서 불학에 매진했다.
이번 수필집은 온전히 자신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진작에 향곡 큰스님의 일화를 정리한 '봉암사의 큰 웃음'을 출간해 관심을 받았다.
취미로 했던 자수는 전시회를 열 정도로 빼어나다고 한다.
민족사. 252쪽. 1만3천800원.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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