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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콘텐츠료 더 줘 vs 못줘" CJ ENM-딜라이브 '줄다리기'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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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에 프로그램 전송 중단 통보…'블랙아웃' 위기

'20% 인상안' 두고 협상 진전없는 딜라이브·CJ ENM

뉴스1

'프로그램 사용료'를 두고 케이블TV 딜라이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CJ ENM 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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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프로그램 사용료'를 두고 케이블TV 딜라이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CJ ENM 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2일 딜라이브 측은 "CJ ENM이 지난달 17일 공문을 보내 Δ티비엔(tvN) Δ엠넷(Mnet) ΔOCN Δ온스타일 Δ올리브(Olive) 등 13개 채널의 공급을 한꺼번에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지난달 26일에는 오는 17일 CJ ENM 계열 13개 채널 디지털 수신기를 회수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CJ ENM과 딜라이브 간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 갈등이 시청자들까지 피해를 보는 '블랙아웃'(채널 송출 중단)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나타난 셈이다.

◇CJ ENM, 3월17일 케이블업계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안 공문 발송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3월17일 케이블TV 업계에 '2020년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안'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CJ ENM 측은 "현재 플랫폼사 중 4분의 3 이상은 인상안에 대해 합의하거나 협의 중인데 딜라이브는 협상 자체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CJ ENM에 따르면 CJ ENM은 3월17일 1차로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안을 공문으로 발송하고, 3월30일에 2차로 다시 한 번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딜라이브 측에서 답이없어 지난 5월에는 이메일을 통해 인상 비율을 조정한 안을 다시 제시했다.

CJ ENM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당사에 어떤 내용의 공문 회신도 없었다"며 "지난달 구두로 전년과 동결이라는 입장만 통보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합의점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CJ ENM·딜라이브 진실 공방…서로 "우리는 합의 의사 있다" 강조

반면 딜라이브 측은 이번 사안에서 CJ ENM 측에 피드백을 하지않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CJ ENM 측의 20% 인상안 공문을 받은 뒤, 지난 4월1일 '20%는 너무 높으니 이를 재고하고, 인상 수치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달라'는 내용을 공문을 통해 보냈다"고 주장했다.

CJ ENM이 이메일을 통해 보냈다는 조정안에 대해서는 "그건 실무자들끼리 이메일을 주고받은 내용이지만, 우리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라 묵살한 일은 있다"고 설명했다.

딜라이브 측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에 대해) 당연히 협상의 의지가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승자도 없는 싸움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딜라이브는 보냈다고 주장하고, CJ ENM은 받지 못했다고 하는 '4월1일 발송 공문'의 공개는 "나중에 이를 반드시 공개해야할 상황이 오면 몰라도, 양사가 (계약에 대해) 주고받은 내용이라 외부에 공개는 어렵다"며 거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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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J헬로 매각 후 거리낄 것 없어졌다는 지적도

현재 딜라이브는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 요구의 배경에는 같은 회사인 'CJ오쇼핑' 홈쇼핑 송출수수료 문제가 관련됐다는 입장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7월 딜라이브에 홈쇼핑 송출수수료 20% 인하를 요청했고, 같은해 8월부터 지금까지 송출수수료 20%를 딜라이브와 합의 없이 차감해 지급 중이다. 딜라이브에 따르면 CJ오쇼핑이 일방적으로 미지급한 송출수수료 액수는 27억원 수준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지난해 법원에서 지급명령 결정을 했지만, CJ오쇼핑 측이 불복해 이의신청을 한 상태"라며 "딜라이브가 지난 5월 CJ오쇼핑의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CJ ENM의 프로그램 사용료를 상계해 지급하자 지난달 CJ ENM이 채널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CJ ENM 측은 플랫폼 사업자와의 갈등보다 경쟁자인 지상파·종합편성채널과 CJ ENM 간의 형평성 문제로 이번 사안을 접근해달라고 요청했다.

CJ ENM 관계자는 "CJ ENM 계열 채널의 콘텐츠 파워가 경쟁사들과 비교해 절대 낮지 않다"며 "지상파·종편 재송신료는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CJ ENM만 사용료가 동결돼 인상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CJ ENM은 4~5년간 프로그램 사용료가 동결된 상태다. 경쟁자인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SO) 간 재송신료는 3년 단위로 재계약이 이뤄진다.

올해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케이블TV 업계에 재송신료 25%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다만 케이블TV업계가 이에 대해 "법적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라 지상파 방송사와의 갈등도 예상되고 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케이블TV사업자가 CJ ENM 측의 최초 인상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과거 CJ가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소유하고 있었을 때는 대놓고 인상안을 제기한 적은 없었는데, 매각 이후 거리낄 게 없어지니 '콘텐츠료 정상화'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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