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코로나19 집단감염 매개체는 방판 사무실?

2일 오전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엿새동안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45명이 발생하는 등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 방문판매업 사무실이 집단감염의 매개점 역할을 한 것으로 방역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일부 확진자들이 개인적인 이유로 동선과 접촉자 진술을 거부해 혼선을 주자 방역당국이 형사고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광주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45명이다. 해외 입국자 1명을 제외한 44명은 모두 지역사회내 감염자다.

이번 집단감염의 경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방문판매 사무실인 광주 동구 금양오피스텔(확진자 12명)과 요양보호사가 다니는 아가페 실버센터와 사랑의 교회(16명), 광주 동구 무등산 인근 사찰인 광륵사(6명)다. 나머지는 제주여행을 다녀온 뒤 확진된 60대 환자와 가족, 지인 등 5명이 감염된 경로다.

문제는 제주여행 감염경로를 제외한 나머지 3곳의 확진자들이 개인적으로 만났거나 다른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점이다. 광륵사 확진자 광주 34번이 금양오피스텔 확진자 37번과 지인으로 이 기간동안 여러차례 만난 정황이 있다. 사랑의 교회 확진자로 요양보호사인 광주 46번은 금양오피스텔 확진자의 2차 감염자인 광주 48번과 사랑의 교회와 금양오피스텔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방문판매 사무실인 금양오피스텔이 이번 집단감염의 매개점 역할을 했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광주시는 금양오피스텔 사무실을 폐쇄하고 아가페실버센터와 한울요양원 등 요양시설을 집단격리하는 코호트에 들어갔다.

광주 37번 확진자가 동선과 접촉자들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진술해 방역에 혼선을 주자 광주시는 내부적으로 형사고발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에서 닷새만에 코로나19 확진자가 23명으로 대폭 증가한 가운데 1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유관기관·단체 합동 긴급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이번 확진자 45명 가운데 광주 37번과 43번 등 2명이 지난달 16일 코로나19가 한창인 대전과 충남을 다녀온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이들 2명이 지역사회의 최초 감염원인지에 중점을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집담감염의 특징은 방문판매업 사무실에서 고위험 집단시설인 교회와 요양시설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랑의 교회의 경우 예배 참석자 16명 가운데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80%의 높은 감염율을 높였다. 지하에 있는 이 교회는 환기가 잘 되지않고 사람간 간격을 두지 않고 예배를 보는 등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문제는 또 있다. 확진자들이 결혼식장과 피로연장, 병원 등 다중 집합시설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역학조사에서 드러나 추가 집단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이번주말과 휴일 코로나19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확보된 병상 64개 가운데 35명이 입원해 있어 남은 병상은 17개뿐이다. 확진자 확산 속도를 보면 조만간 병상 부족 사태에 이를 전망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병상 추가 확보와 의료진 지원을 요청했다.

광주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이날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구의 병상 200개가 남아있다며 광주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광주는 지난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병상연대를 제안해 대구지역 확진자들이 광주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시장은 "권영진 시장의 병상 제공 제안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며 "우선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전남과 전북의 병상을 이용하고 필요할 경우 대구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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