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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용수 할머니 등 일제 피해자들, 류석춘·이영훈 교수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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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을 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집필진과 위안부 피해자 비하 발언을 한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형사 고소하기로 했다.

이 전 교수는 지난해 7월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고, 강제 징용이 아닌 조선인들이 입신양명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다”라는 주장이 담긴 <반일 종족주의>를 출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대학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과 같은 발언을 해 ‘정직 1개월’을 처분받았고, 최근엔 일본 우익 잡지 <하나다>에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기고했다.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은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을 명예훼손·사자 명예훼손·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법률대리를 맡은 굿로이어스 양태정 변호사는 “이들은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였고, 강제징용이 아니라 조선인들이 입신양명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고, 독도 땅은 돌려줘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담은 ‘반일종족주의’를 출판해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학자로서 왜곡된 역사관을 반성하기는커녕 반일종족주의를 발간한 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아 후속편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을 출간했다”며 “이는 수많은 사료와 생존자들의 증언에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학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리고 단지 일본 우익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했다”고 비판했다.

류석춘 교수에 대해서는 “최근 일본 잡지 하나다(hanada)에 ‘일본의 토지조사사업은 기존의 소유권을 근대적인 방법으로 재확인해 세금을 징수하기 위한 기초작업’, ‘우리 쌀을 일본이 수탈이 아닌 돈을 주고 사 간 것’ 등의 글을 기고했다”며 “일본 우익세력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족들과 강제징용 피해자 9명이 함께 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건강이 안좋아져 불참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이윤재씨는 “우리 아버지는 지금 시신도, 유골도 못 찾고 있는데 이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면서 “피해자들과 유족의 아픔을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함부로 내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장덕환씨도 “소위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참으로 인면수심이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면서 “표현은 자유로워야 하지만, 막말하는 거짓말하는 입술은 역사를 속이는 일이기에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견을 주최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류 교수는 특히 징계조치를 받았음에도 자숙하는 모습이 아니라 우익 잡지에 기고하는 모습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영훈 전 교수 등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 및 류석춘 연세대 교수 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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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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