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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대법원장에게도 ‘발등 찍힌’ 트럼프, 낙태권 다툼도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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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존 로버츠 미국 연방대법원장.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보수 성항으로 29일(현지시간) 낙태권 판결에서 보수 진영의 논리에 손을 들어줄지 알았는데 낙태권을 옹호하는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줬다.사진은 지난 2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연설을 기다리는 모습. 로이터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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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믿었던 존 로버츠 대법원장에게 또 발등을 찍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보수진영의 시선은 연방대법원에 쏠렸다. 두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투입해 보수 우위로 연방대법원을 개편한 뒤 처음으로 여성의 낙태권과 관련한 판결이 나오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낙태에 대한 입장이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이 된 미국에서 보수 진영은 낙태권 보호를 인정한 1973년 연방대법원 판례를 뒤집길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낙태 시술이 가능한 병원과 의료진 수를 제한하는 2014년 루이지애나주의 법이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낙태권을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이 법은 48㎞ 거리마다 한 곳씩만 낙태를 허용하도록 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반론에 부닥쳤다.

그런데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쪽에 손을 들어줘 5-4로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내려졌다. 문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4-4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낙태권 보호에 찬동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 등 두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임명, 보수 과반으로 지형을 바꿔놓아 4-4를 만들었지만 보수 성향 로버츠 대법원장이 낙태권 보호에 손을 들어줄지는 몰랐다.

낙태권 보호에 찬동한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스티븐 브레이어, 러스 베이더 긴스버그, 소니아 소토마요, 엘레나 케이건이며 이에 반대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클래런스 토머스, 사뮈엘 앨리토, 고서치, 캐버노였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건강보험 정책 ‘오바마케어’를 유지하는 쪽에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대체로 보수 성향에 따른 판결을 해왔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제도 및 성적 성향에 따른 고용 차별과 관련한 판결에서 잇따라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입장을 같이 한 데 이어 이날 낙태 반대라는 보수 어젠다에도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

물론 로버츠 대법원장이 이번 판결에서 진보 성향 대법관들과 같은 논리를 편 것은 아니다. 2016년에도 연방대법원이 텍사스주의 비슷한 법률에 대해 무효 판결을 했기 때문에 일관성을 해치면 안된다는 게 로버츠 대법원장의 뜻이었다.

그러나 미국 언론에서는 보수 우위가 된 연방대법원이 처음 다룬 낙태권 사건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로버츠 대법원장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판결에 대해 “낙태 옹호론자들의 중대한 승리이자 보수화한 연방대법원이 입장 차가 극명한 사안에 대한 선례를 내던질 준비가 안 됐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CNN 방송도 “로버츠 대법원장이 보수화한 대법원에 대한 사회적·정치적 기대를 산산조각냈다”면서 “이민과 성소수자 권리, 낙태에 있어 일련의 주목할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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