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국 G7 정상회의 참여 반대 입장 미국 측에 전달" 올해 의장국은 '미국'…트럼트 대통령 의사에 따라 결정 日, 韓정부 대북·대중 외교 지적…"현재 G7틀 유지해야"
앞서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초청에 응답하며 “한국이 세계 질서를 이끄는 리더국 중 하나가 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특히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닌 G11 혹은 G12 하는 새로운 체제의 정식 멤버가 되는 것”이라며 “국격 상승과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이 한국의 참여가 양국 관계를 더 냉각시킬 수 있다며 반대에 나서 우리 정부의 국격 상승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등장했다. 또 일본이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여를 막을 수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2019년 12월 24일(현지시간)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세기성 샹그릴라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① 日, 韓 G7 정상회의 참여 막을 수 있나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G7 정상회의 참여국은 별도 절차 없이 당해 의장국이 결정한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은 미국이다. 즉, 일본이 한국의 정상회의 참여를 반대한다고 해도 미국의 의사에 따라 한국의 참여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은 올해 호스트(의장국)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에) 이래라저래라 하지 못한다”며 현재 일본이 반대하는 것은 G11, G12 등으로 확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참여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은 지난 1일 외무성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의장국(미국)이 G7 회원국 이외 국가를 초대하는 ‘아웃리치’ 형태로 한국이 일시적으로 참석하는 것에 대해선 ‘문제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의 반대 입장 전달에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을 맡은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회원국의 반대가 없으면 원하는 나라를 의결권이 없는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할 수 있다. 한국은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린 G8(G7+러시아) 정상회의에 옵서버로 참석했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② 日, 韓 참여 반대하는 이유와 진짜 속내는?
일본 교도통신은 28일(현지시간) 복수의 미·일 외교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G7 정상회의 참여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고위 관료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G7 정상회의 확대 구상을 밝힌 직후 미국 측에 한국의 참여를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일본 측은 반대 이유로 북한과 중국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자세를 문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는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자세가 G7과 다르다는 것에 우려를 명하고, 현재의 G7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를 미국에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일본 측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 화해를 우선시하며 친(親) 중국 성향을 보인 것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미·중 갈등 심화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과 대립하는 상황은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베의 G7 확대 반대는 방역 실패, 연이은 정치 비리 등으로 낮아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남겼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내 정치적 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을 제물로 삼으려고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는 관련 보도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날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도 아니고 일본 매체의 보도”라며 “청와대의 입장은 없으며,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ajuchi@ajunews.com
정혜인 ajuchi@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