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5개째의 내셔널타이틀을 획득했다.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유소연(30)이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을 우승하면서 무려 5개국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했다.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클럽에서 치러진 제34회 한국여자오픈에서 2위 김효주(25)를 불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마침 이 대회는 그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안긴 대회다. 루키 시즌인 2008년 신지애(32)와 천둥 번개 치는 악천후에도 수차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졌기 때문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세계 골프랭킹 18위 유소연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 이후 5년 만에 국내 대회 10승을 차지했고, 코로나19로 멈춘 LPGA투어 마이어클래식 이후 2년 만에 프로 통산 21승을 신고했다.
이날 새로운 기록도 추가됐다. 그는 2009년 중국여자오픈에서 서희경에 연장전에서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US여자오픈에서도 서희경과의 다음날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2014년 캐나다여자오픈서 우승하고, 2018년 초청 출전한 일본여자오픈을 제패했다. 한국 내셔널타이틀까지 획득하면서 한국 선수 중에 내셔널 타이틀 5개를 휩쓴 선수가 됐다.
여자 중에서는 로라 데이비스가 6개국 내셔널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
신지애 4개국, 데이비스 6개국
한국과 미국, 일본 세계 3대 투어의 내셔널타이틀을 우승한 선수는 2015년 전인지(26)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슈퍼땅콩’은 장정은 한국에 이어 2006년까지 영국, 일본까지 3개국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성현(27) 역시 한국, 미국, 캐나다까지 3개국 타이틀리스트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32)는 올해 호주여자오픈을 우승하면서,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3개국 타이틀을 차지했다. 일본 투어에서 활동하며 우승도 했으나 내셔널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신지애(32)는 2007년 태국여자오픈을 시작으로, 한국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2013년에 호주여자오픈까지 4개국 타이틀을 획득했다.
외국 선수 중에 LPGA투어 41승에 프로 통산 57승을 올린 카리 웹(호주)은 자국인 호주에 이어 영국, 미국 3개국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아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영국, 미국, 캐나다 3개국 내셔널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LPGA투어 72승에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라도 영국, 미국, 호주 3개국 타이틀에 그친다. 정작 가장 많은 내셔널타이틀 보유자는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다. 벨기에여자오픈을 시작으로, 이탈리안레이디스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US여자오픈, 캐나다여자오픈, 호주여자오픈까지 6개국 내셔널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매킬로이는 2013년까지 코오롱 한국오픈에 세번 출전해 3위 한 번에 2위를 두 번 했다. |
트리플 크라운과 매킬로이
남자 대회에서는 역사가 오랜 미국, 캐나다, 영국의 내셔널타이틀 대회를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것을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부른다(벤 호건이 1953년 한 시즌 마스터스, US오픈, 디오픈까지 3개의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것 역시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불렸다).
디오픈은 1860년에 시작했고, US오픈은 1895년, 캐나다오픈은 1904년에 시작된 역사 깊은 전통의 대회들이고 셋 다 PGA투어 정규 대회이기 때문에 한 묶음으로 불리게 됐다. 리 트레비노가 1971년에 달성했고, 타이거 우즈가 2000년에 이를 달성했다.
생애 통산 기록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선수를 계산하면 6명이다. 트레비노와 우즈 외에 토미 아머, 월터 헤이건, 아놀드 파머(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매킬로이는 각국을 돌아다니며 도장깨기하듯 내셔널타이틀을 깨는 것에 의미를 둔 선수다. 2011년 US오픈을 시작으로, 2013년 호주오픈, 2014년 디오픈, 지난해 RBC캐나다오픈까지 모두 4개국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2011년 홍콩오픈에서 우승했으나, 일국양제로 인해 홍콩을 하나의 주권 국가로 인정하기는 어려워 제외한다. 그가 한국오픈을 우승하려고 2009년부터 격년 주기로 세 번이나 한국에 왔으나 첫해 3위, 2011년에 리키 파울러에 밀려 2위, 마지막으로 온 2013년에도 2위를 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게리 플레이어는 6개국 타이틀을 획득했다. |
게리 플레이어 6개국 타이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조차도 내셔널타이틀은 미국, 영국, 캐나다 3개국에 그친다. 원조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조차도 내셔널타이틀은 미국, 영국, 호주 3개국 뿐이다. ‘킹’으로 불리는 아놀드 파머는 프로 초년기인 1956년 콜롬비아오픈을 시작으로, 1966년 호주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으니 5개국 내셔널타이틀을 가졌다.
역사가 오랜 대회를 따지면 캐나다오픈보다 한 해 앞서는 남아공오픈이 역사상 세 번째 대회다. 하지만 이걸 한 해에 모두 우승한 선수는 없고, 남아공 출신인 게리 플레이어와 어니 엘스가 통산 기록으로 달성했다.
‘블랙나이트’라는 별명의 플레이어는 PGA투어는 24승에 그치지만 자국의 선샤인투어에서 63승에 호주(2승)에서 활동하면서 생애 통산 163승을 거두었다. 메이저 US오픈과 디오픈은 물론 자국의 남아공오픈은 통산 13승을 거두었다. 또한 호주오픈에서도 6승을 거두었고, 젊은 시절 브라질오픈 2승에 칠레오픈까지 무려 6개국의 내셔널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유소연이 도전해야 하는 내셔널타이틀 6승부터는 성별을 뛰어넘는 대결이 될 만하다. 남아공의 플레이어와 잉글랜드의 데이비스가 공동 선두다. 앞으로 남은 내셔널 타이틀은 LPGA투어인 호주여자오픈과 메이저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이다. 범위를 좀더 넓히면 대만 여자오픈이나 아시아 나라의 내셔널타이틀도 가능하지만 선수 스케줄을 볼 때 이들 대회는 출전 가능성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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