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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어디로…HDC “원점서 재검토” 인수 여전히 안갯속

매경이코노미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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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인수 어디로…HDC “원점서 재검토” 인수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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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밝히면서 논란이 뜨겁다. <매경DB>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밝히면서 논란이 뜨겁다. <매경DB>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HDC그룹이 채권단에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구하면서 시끌시끌하다. 인수 조건을 둘러싸고 HDC그룹과 채권단 간 기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발표한 입장문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 상황 재점검, 조건 재협의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이 “6월 27일까지 인수와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데 대한 답변이다.

HDC현산은 입장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HDC현산은 미래에셋금융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말 금호산업, KDB산업은행과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수 당시 9조5989억원이던 부채가 올 1분기 말 기준 13조2041억원으로 3개월 만에 3조6000억원 불어났다.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1조4554억원에서 2103억원으로 급감했다. 덩달아 부채비율은 659%에서 6280%로 치솟았다.

▶HDC “계약 후 부채비율 급증”

인수價 얼마나 조정될지 관심

이를 두고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 회계를 신뢰할 수 없어 자체 분석한 결과 인수 계약 후 불어난 부채가 4조5000억원에 달한다. 회계상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차입 등이 늘어나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하면 부채비율이 1만6126% 증가했다”고 밝혔다.


HDC현산이 사전에 예고되지 않은 입장문을 내놓으면서 채권단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채권단은 일단 HDC현산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진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KDB산업은행 측은 “이해관계자 간 논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HDC현산 측이 먼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재계 안팎에서는 영구채 5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이 재협상 테이블에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지원했고 이 중 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HDC현산 입장에서는 고금리 영구채를 출자전환하면 금융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HDC현산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만큼 채권단이 매각대금을 깎아주지 않으면 인수를 전격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HDC현산이 미리 낸 2500억원가량 계약금을 둘러싼 소송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HDC현산 외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만큼 채권단이 HDC 측 요구를 최대한 수용해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양측이 주장하는 가격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인수가 무산될 우려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3호 (2020.06.17~06.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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