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사진=로이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럽연합(EU)이 미국의 '백신 우선주의'에 맞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공급망을 사수하기 위해 수십억 유로를 쓸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EU는 긴급자금으로 조성해놓은 27억 유로(3조원) 대부분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가능성을 보이는 제약사를 위한 투자금 및 사전 계약금 명목으로 사용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EU 보건장관들은 최근 보고서에 이런 내용과 함께 "코로나19의 영구적인 해결책은 효과적인 백신 개발과 공급"임을 강조했다. 장관들은 12일 화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유럽안정화기구(ESM)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EU는 백신 제조업체에 발빠르게 자금을 대고 어느 한 국가가 백신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한다. 2021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기업들을 투자 대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EU 관계자는 "오직 미국에서만 약품 제조가 가능한 기업은 되도록 투자를 피하려고 한다"고 FT에 전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약품의 국내 제조를 강조하고 국내 기업에 백신 개발 지원금을 쏟고 있는 데 대한 경계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은 백신 선점을 위해 돈을 풀고 있다. 영·미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 12억 달러, 존슨앤드존슨과 모더나에 각각 약 5억 달러 등을 투자했다. 백신 임상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음에도 물량 선점을 위한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다.
세계 3위 백신 제조업체인 프랑스 사노피는 지난달 "백신 개발 시 자금을 지원한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하면서 프랑스와 유럽을 뒤집어 놓았다. 사노피는 4월 미 보건당국의 3000만 달러(370억 원) 지원을 업고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사노피 측의 이같은 방침에 프랑스와 유럽은 국민 혈세로 지원과 혜택을 받아온 사노피에 분노를 토했고 프랑스 정분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 금전적 이유로 특정 국가에 백신을 우선 제공하는 건 위험하다"고 반발했다. 이후 사노피는 "필요한 모든 국가와 사람들이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미국과 유럽 모두에서 백신을 제조하겠다"고 했다.
독일 제약사 큐어박도 미국 정부로부터 '독점 계약'을 제안 받았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백신 독점주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졌다. 독일 정부는 “적대적 인수가 시도되면 독일 정부는 즉각 개입할 것”이라며 강력 경고하기도 했다.
EU는 이런 백신 선점·독점 시도를 막고 백신을 전 세계 극빈국까지 평등하게 공급하자며 74억 유로를 분담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여기엔 미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불참했다.
EU위원회는 "국가 재정상태와 상관 없이 어떤 국가든 백신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백신을 개발 중인데 '경쟁'보다는 '공동운영'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