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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물가와 GDP

韓銀 "물가안정목표제 개선방안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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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통화정책신용보고서 설명회

"앞으로 저금리, 저물가 기조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

"통화정책 유효성 높일 방법에 대한 고민 있어"

아시아경제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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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저금리·저물가 기조가 '뉴 노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물가안정목표제를 대체할 방법들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11일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코로나19 이후에도 저금리와 저물가 기조가 크게 벗어나지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현행 물가안정목표제를 어떻게 개선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는지 그런 부문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물가안정목표제란, 중앙은행이 중장기 물가상승률 목표(2%)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 상승률이 내려가면서 물가안정목표제 자체가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냐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부총재보는 물가안정목표제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 중 물가수준목표제(price-level targeting)와 평균물가목표제(average-inflation targeting) 등을 예시로 들었다.


물가수준목표제는 일정 기간동안 도달할 물가지수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현행 물가안정목표제는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미달했더라도 올해 목표치는 전년 기준으로 설정된다. 반면 물가수준목표제는 특정 기간동안 달성할 목표를 정해두기 때문에, 그 기한이 다가왔는데도 물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보다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게 된다.


평균 물가 목표제는 불황 때 저물가 기조를 나타내는 것을 고려해 경제 성장기에 물가 상승률이 2%를 넘어서는 것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박 부총재보는 "(개선방안을 도입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줘 실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게 되고, 금리 정책에도 조금 더 유연하게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그런 논의가 주춤해진 상황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합의가 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주요국들을 모니터링해가면서 우리나라 여건에 어떤 통화정책 운영체제가 맞을지 계속 연구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최근 교육방송(EBS)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물가안정목표제가 과연 현실에 적합한 것인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 부총재보는 미 Fed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가져가면 한국 등 신흥국에선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도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0.5%까지 낮아져 있다. 당초 시장에선 한국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는 실효하한을 0.5% 수준으로 봤었지만, 미 Fed가 제로(0)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한국의 실효하한도 더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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