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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김부겸 “당 대표 되면 대선 포기” 배수진…이낙연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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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의원은 9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비공개로 만나 자신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당권을 위해 대권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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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당 대표에 오르면 대선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그의 한 측근이 9일 전했다.

김 전 의원 측근 등 복수의 여권 인사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이날 다른 당권 주자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중도사퇴 없이 임기 2년을 채우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진 만남에서 “(이낙연ㆍ김부겸 두 사람의 출마로)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처럼 되는 것은 불편하다”는 취지로 말하는 우 의원에게 대선 도전을 포기하고 2년간 당을 이끌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고민이 길어진 것은 마지막까지 대권 포기에 대한 고심을 거듭했기 때문”이라며 “당 대표로 선출되는 상황을 전제로 대권은 깔끔하게 포기하겠다는 것이 김 전 의원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금주 중 친문(친문재인) 그룹의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도 만나 이같은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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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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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원의 대선 도전 포기 가능성 시사는 '배수의 진'으로 평가된다. 이제 주목되는 건 이낙연 의원의 선택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의원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서면 이제 시험대에 서는 것은 이 의원"이라며 "당권 도전 여부와 명분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전략통으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은 "김 전 의원은 호남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일부 친문 그룹이 선택할 수 있는 대권 카드 중 하나였다"며 "유력한 경쟁자가 당권을 위해 대권을 포기하겠다고 하면 둘 다 갖겠다는 이 의원에 대한 당내 거부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의 대선 도전 포기 가능성이 다른 당권 주자인 우 의원과 홍 의원을 연쇄 접촉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점도 이 의원에게는 큰 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다. 대권 도전을 공식화한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당권까지 도전하겠다는 분위기로 기울자 우 의원과 홍 의원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대권 주자 당권 불가론"을 역설해 왔기 때문이다.“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대세론을 앞세워 줄 세우기를 하고, 그로 인해 후반기 정권의 레임덕과 당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지난 2일 홍 의원)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처음엔 약세로 평가되는 당권 주자들의 소수의견으로 보였지만 점차 당내 공감대가 확산돼 왔다.

민주당의 또다른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 선언을 미루는 과정에서 당 내에 당권-대권 분리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는 상황은 점점 더 부담이 되고 있다”며 “대권을 포기할 순 없을테고, 당권을 포기한다면 눈치만 보다 카드를 내려놓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일단 대외 행보를 이어가며 접촉면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 의원은 이날 ‘질병관리청, 바람직한 개편방향은’ 토론회 축사에서 최근 질병관리본부의 청(廳) 승격 내용 등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질본 체제 개편 문제를 다룰 때가 됐는데, 연구기관을 다른 데로 옮기려고 한다든가, 인원과 예산을 오히려 줄이려 한다는 해괴망측한 시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질본의 감염병 관련 주요 연구조직을 복지부가 가져가는 ‘무늬만 승격’이란 비판이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게 된 상황을 두고 한 말이다.



닻 올린 전준위, 분과 구성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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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백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 위원장은 9일 첫 회의를 열고 6개 분과에 대한 구성을 마쳤다. 안 위원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속도보다는 방향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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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주자들 간의 기싸움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차기 당권·대권 후보 선출과 관련한 규정 마련에 돌입했다. 이해찬 당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해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을 다루는 장”이라며 “당 지도부 선출을 넘어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게 발전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준위는 안규백 위원장을 포함한 15명의 현역 의원과 5명의 원외 인사로 구성됐다. 총 6개의 분과로 나뉘는데, 진성준(기획)·김경협(총무)·한정애(조직)·정필모(홍보)·최기상(당헌당규당무발전)·유기홍(강령정책) 의원이 각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안 위원장은 “속도보다는 방향을 잘 잡고 가겠다”며 “단기 사안과 현안에 국한되지 않고 당 운영을 위한 향후 100년을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언급한 ‘현안’의 핵심은 대선 주자가 당 대표에 오른 뒤 중도사퇴할 경우를 대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다. 당 대표 중도사퇴시 함께 임기를 시작한 최고위원의 거취와도 직결되는 문제라서다. 전준위는 당헌 개정을 통해 당 대표의 거취와 관계없이 최고위원의 임기 2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당헌을 개정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수면에 오른 ‘온라인 전당대회’의 구체적인 방식을 결정짓는 것도 전준위의 핵심 과제다. 전준위는 일단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지역별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기존 방식 대신 온라인을 통해 경선을 진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안규백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온라인 전당대회라는 형식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진행방식을 포함해 방법론적인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며 “전당대회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중계하되 최종 투표 전 500명의 대의원을 대표로 모아 최종 연설을 진행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우·김홍범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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