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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익법인회계보고서]관리도 없고 교육도 안해…정부, '불성실 공시'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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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검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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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회계 부정 의혹이 나오는 가운데 공익법인들의 무더기 '불성실 공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미흡한 관리감독과 감시 기능 약화가 공시 누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기준이 바뀌었음에도 실무자에 대한 교육이 부실했다는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7일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의무공시 공익법인이 결산 공시를 미비하게 작성할 경우 1개월 내 재공시를 하거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자산총액의 0.5%를 가산세로 물게 돼 있다. 현행법상 주무관청이 지정기부금 단체에 대한 의무이행을 점검하고 국세청에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처벌 규정이 사문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공익법인 감사 전문가인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도 "인건비 누락 등 불성실 공시에 대해 국세청과 주무관청은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만 조사에 나서는 등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연은 2018년 ‘기부금품 모집·지출명세서’에서 22억7300만원의 기부금 수익을 2019년으로 이월한다고 공시했지만 정작 2019년 이월 수익금은 ‘0원’으로 표시해 회계 오류 지적을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의혹이 나온 지난 5월 12일에서야 정의연에게 수정 공시 명령을 내렸다.

현행법상 일차적인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주무관청의 제각각 감독 기준도 문제다. 예를 들어 서울시교육청이 제공하고 있는 비영리법인 실무 매뉴얼엔 법인 행정처분 기준을 '고발', '경고', '주의'로 나눠 세분화하고 있지만 정의연의 주무관청인 인권위는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편법 등록도 이어지고 있다.

강철희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일부 공익법인은 관리가 상대적으로 철저한 보건복지부 등을 피해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부처에 인가 신청을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사후 관리뿐만 아니라 사전 허가도 허술하다. 현행법상 주무관청이 기부금지정단체 지정을 추천하면 기획재정부는 서류 검토 이후 단체로 지정한다. 각 부처에서 추천하고 기준에 맞으면 기재부에서 사실상 기계적으로 지정해주는 방식이다. 일단 한번 지정되면 6년간 별다른 실사를 거치지 않고 매년 서류 중심으로 평가한다.

마옥현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의 과세체계와 사후관리에 관한 연구' 발표에서 "현행법상 조세 혜택을 부여하기 전 공익법인이 어떻게 공익목적 활동에 참여할지 여부와 재산 구성 등을 가늠해 보는 사전심사 제도가 없다"고 꼬집었다.

2018년 공시를 위한 '공익법인 회계기준'이 마련됐지만 실무자들 사이에서 양식 작성에 모호한 부분이 많아 무더기 공시 누락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공익법인의 회계실무자인 김모씨는 "과거에는 인건비를 목적사업비로 포함해 공시하는 관행이 있어 공시 누락 사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국세청에서 관련 교육이 미비해 실무자들 사이에서 이해가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정부가 새로운 회계기준을 마련하고 실무자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법이 생기면 이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이나 교육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전무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세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처벌 건수는 알려줄 수 없다"며 "관계 법령에 의거해 의무 이행을 다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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