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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북한 주민에 '대남 적개심' 키우는 北…연일 南 규탄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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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논평 이어 이례적 주민 동원 집회…南 비난 확산

'탈북자' 앞세워 내부 결속…청년들 '사상 무장' 결의도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남조선 당국과 탈북자들의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규탄하는 청년·학생들의 항의군중집회'가 6일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진행되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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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대남 비난을 가하고 있는 북한이 연일 주민을 동원한 대남 규탄 집회를 열어 남측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남조선 당국과 '탈북자' 쓰레기들의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규탄하는 청년 학생들의 항의 군중 집회가 6일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전날(6일)에는 평양종합병원건설 현장과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같은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탈북자들이 대북 전단으로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남측 정부가 이를 '묵인'했다며 "단호히 박멸해버리겠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연일 대남 비난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데 주민들이 직접 나선 대규모 대남 규탄 집회를 개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간 북한이 남측의 대북 정책을 비난한 적은 많지만 주로 선전매체나, 관영 매체의 논평, 논설 등을 통해서다. 주민들을 직접 동원해 대남 적개 분위기를 키우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실제 북한에서 남측을 겨냥한 규탄 집회가 확산된 것은 지난 2012년 4월 이명박 정부 때 정도다. 당시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김정일·정은 부자를 비난한 사진이 보도되자 북한은 주민 15만 명이 참석한 평양시 군민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는 북한이 대북 전단 문제를 무겁게 여기고 있으며 대남 정책 관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으로 남측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있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내부 결속이라는 국내적 수요 역시 크다는 의미로 보인다.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이중고 속에서 '정면돌파전'을 추진하는 북한은 어느 때보다 내부 결속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이때 외부 비난은 내부 불만을 잠재우고 더욱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특히 이번 규탄 집회가 청년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북한 청년들은 규탄 집회에서 "적들이 퍼뜨리는 온갖 저속하고 구역질 나는 얼치기 문화, 패륜 패덕의 생활 풍조가 신성한 청년 대오에 절대로 침습하지 못하도록 하며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행위의 사소한 요소도 가차 없이 쓸어버리자"고 강조했다.

대북전달 살포 문제로 시작된 대남 비난이 자연스레 사상 무장 결의로 이어진 모습이다. 이는 외부 문물 유입으로 인한 청년들의 사상 이완 현상을 경계해온 북한이 이번 대남 비난 집회를 청년들의 사상 교양 기회로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크게 문제 삼지 않던 '탈북자'들을 공공연하게 '적'으로 규정하며 이들을 타깃으로 맹비난을 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들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겨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이다.

집회에서 청년들은 이들을 '인간 추물', '쓰레기' '미친 똥개무리' 같은 거친 말들로 비난했다. 집회에는 '민족반역자이며 인간쓰레기인 탈북자들을 찢어 죽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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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남조선 당국과 탈북자 쓰레기들의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규탄하는 청년 학생들의 항의군중집회'가 6일 평양시 청년 야외극장에서 진행되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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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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