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건 제보자 부상 방치한 경찰…법원 "경고 처분 정당"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행정법원. 사진 다음로드뷰

'버닝썬 사태'의 최초 제보자인 김상교(29)씨의 폭행사건 당시 부상에 대한 응급조치를 하지 않은 경찰에게 내린 경고 처분이 정당하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불문경고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 소속이던 A씨는 지난 2018년 11월 24일 새벽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김씨의 폭행 사건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김씨는 클럽 안에서 다른 일행과 시비 끝에 구타를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만취 상태였던 김씨가 욕설을 하고 난동을 부려 경찰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수갑이 채워진 채 지구대에 들어가던 김씨는 경찰관이 잡고 있던 손을 놓치면서 바닥에 무릎과 얼굴이 바닥에 부딪혔다.

119구급대가 출동해 부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119 필요 없다, 그냥 가라”며 치료받기를 거부하자 구급대는 철수했다. 이후 김씨는 지구대에서 90분 간 뒷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2시간 30분간 치료나 조사 없이 있다가 귀가했다. 당시 김씨는 갈비뼈 3대가 골절된 상태였다.

서울지방경찰청은 'A씨가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해야 했음에도 피의자 석방 등의 적절한 지시를 하지 않아 부상 피의자에 대한 보호조치 및 관리·감독을 소홀했다'며 경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경찰 징계위원회는 징계감은 아니라며 '불문경고' 처분했다.

불문경고란 징계혐의가 중하지 않은 경우 내리는 처분이다. 정식 징계는 아니지만 포상점수가 감점되는 등 불이익이 있다. A씨는 징계가 지나치게 과다하다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음주로 인해 사리 분별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고 갈비뼈 부위 등에 지속적 통증을 호소하며 출혈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원을 이미 확보해 김씨를 추후에 소환 조사할 수 있었던 만큼 김씨가 응급구호를 거부했더라도 A씨가 석방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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