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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포자기에서 희망 찾은 미 한인업주 "3일새 1억7천만원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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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의류·패션잡화 업주 김학동씨, 6시간 약탈당해 4억여원 피해

돕기 운동에 4천300여명 참여해 응원…"모르는 사람이 거액 선뜻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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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피해 시카고 한인 사업주 김학동씨 가족과 매장 직원들
사고 발생 2년 전인 2018년 12월 시카고 브론즈빌 '시티 패션스' 매장에 함께 한 김학동씨(왼쪽 세번째) 가족과 매장 직원들 [김학동씨 제공=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자포자기 심정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기부 사이트를 통해 후원금이 답지하고, 응원 메시지가 잇따르는 걸 보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힘을 얻는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진 후 촉발된 항의시위가 폭동과 약탈·방화로 번져 미국 각지의 한인 사업체들도 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어렵게 일군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에 놓인 시카고 한인 사업주에게 온정의 손길이 답지해 이 사업주는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시카고 남부 브론즈빌에서 의류·패션잡화 매장 '시티 패션스'(City Fashions)를 운영해온 김학동(59) 씨는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뜻밖의 성원에 힘입어 일어설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낙천적인 성격인데 사건 발생 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며칠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며 "오랫동안 해 온 사업들을 대부분 정리하고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은 가게라 애정이 매우 컸다"라고 털어놓았다.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1986년 미국에 이민한 김씨는 2000년대 초반 시카고 한인회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9년 전에는 시카고 남부의 흑인 역사·문화 지구인 브론즈빌에 해당 매장을 열고 탄탄한 사업체로 키워왔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장 문을 닫고 한동안 예약주문 픽업 서비스(curbside pickup)만 하다가 매장 재개를 눈앞에 둔 상태에서 일이 터졌다.

지난달 31일 저녁 갑자기 들이닥친 과격 시위대에 매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진열대 위 상품들은 약탈당하거나 처참히 훼손됐다.

김씨는 시위대에게 자제를 호소하며 약탈 행위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상기하며 "6시간 동안이나 대치했다. 차라리 보지 말 것을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지역사회에서 "자식 같은" 사업체를 약탈당한 충격이 크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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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 시위대의 약탈로 아수라장이 된 시카고 한인 사업체 '시티 패션스' 매장
[김학동씨 제공=연합뉴스]



김씨는 피해 규모가 35만 달러(약 4억2천만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법적 책임 보험만 가입된 상태여서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이 없다.

김씨는 "얼마 전 보험금 청구를 한 번 했더니 보험료가 3배나 뛰었다. 억울한 생각이 들어 최근 보험을 해지하고 보험사를 바꾸려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사고가 닥쳤다"고 설명했다.

망연자실해 있는 김씨를 위해 두 자녀가 나서 지역사회에 사연을 알렸고, 지인들과 함께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김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현지 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씨는 "어젯밤 모금 사이트에 올라온 응원 메시지들을 하나씩 읽어가는 데 정말 고마워 눈물이 다 났다"면서 "많은 이들이 자기 일처럼 가슴 아파했고, 매장을 다시 열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으려 했다"며 감동을 전했다.

그는 "가족 누구도 모르는 사람들이 거액의 기부금을 선뜻 내놓는 걸 보고 놀라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그렇게 많은 성금이 모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번 폭동의 피해로 타격을 입은 한인 사업주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그들에게도 관심과 성원이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의 재기를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닷컴'에는 계정 개설 사흘만인 5일 오후 6시 현재 4천300여 명이 참여, 약 14만3천 달러(약 1억7천200만 원)를 모았다.

계정 개설자들은 피해 규모에 맞춰 35만 달러(약 4억2천만 원)를 모금 목표액으로 설정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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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한인 사업주 돕기 모금운동
[고펀드미닷컴 페이지 캡처=연합뉴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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