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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예상 깬 美 실업률 급감에…공화·민주 ‘전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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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5일(현지시간) 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지표에서 시장 예상을 깨고 25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실업률도 13.3%로 낮아지자 이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소셜미디어 등에 게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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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조지(플로이드)가 지금 (하늘에서) 내려다보면서 ‘우리나라를 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길 희망한다. 그에게도 위대한 날이다. 오늘은 평등의 관점에서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다.

노동부가 이날 미국 내 일자리가 250만개 늘고, 실업률은 13.3%로 낮아졌다는 내용의 5월 고용지표를 발표하자,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 말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의 예상(5월 일자리 750만개 감소)이 완전히 깨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한 경제 급반등의 모멘텀을 확보한 걸로 볼 수 있는 수치가 나와 반색한 것이다.

그는 “인종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강한 경제”라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를 가질 것이다. 이제 거기에 거의 왔다”고도 강조했다.

대선(11월 3일)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로 부상함에 따라 경제회복과 인종차별 해소라는 핵심 이슈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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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급감은 그러나 미국 보수·진보 진영간 ‘전쟁’ 촉발의 요소로 활용되는 모습이다. 경제가 살아나면 대선에서 유리한 쪽이 좀 더 선명해질 수 있기에 경제 회복의 주도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치르게 된 셈이다.

우선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지 플로이드에 관한 언급을 그냥 넘기지 않았다. DNC는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는 우리 나라의 오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재한 인종차별 해소 관련 회의에 초대된 보수 성향 논평가 캔더스 오웬스가 조지 플로이드를 ‘끔찍한 인간’이라고 말한 걸로 알려지자, 공격 소재로 삼았다. DNC 측은 오웬스의 발언에 대한 공화당전국위원회의 반응이 “그를 억압하고 싶지 않다”였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야당 핵심인사도 한마디씩 해 신경전은 더 달아 올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에 5월 고용지표 관련, “확실히 해야 할 건 일자리 위기의 깊이는 신의 행동에 기인한 게 아니라 대통령의 실패 때문”이라고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또 “경제 위기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5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성명을 내 실업률 급감 등의 공은 의회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의 결정적인 행동이 우리 경제에서 차이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가 적절한 진단 검사와 접촉자 추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확산을 지속하고 있다”며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수 있는 최악의 순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업률 감소에 고무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등한시하고 경제 재가동에만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상원은 빨리 히어로즈법(Heroes Act)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도로 하원 문턱을 넘은 3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처리하라고 상원 다수인 공화당을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민주당이 이번에도 걱정”이라며 “이 회복을 망칠 수 있는 유일한 건 졸린(Sleepy) 조 바이든”이라고 트위터에서 받아쳤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서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마크 레빈은 “트럼프에 투표하면 일자리가 생기고, 바이든을 찍으면 폭력배를 뽑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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