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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포항지원, 日전범기업 자산매각 첫걸음…대전·울산 사건도 영향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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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원, 나머지 사건도 공시송달 검토중

대전·울산지법은 "쉽지 않아"

뉴스1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가 지난해 10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 피해 회복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초등학생들의 편지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져 있다. 2019.10.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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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대구지법 포항지원이 일제 전범기업 신일철주금의 국내 자산에 대한 강제매각 절차에 착수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범기업의 재산은 포항지원 외에도 대전, 울산 등 다른 법원에도 압류되어 있는 상태여서 포항지원의 결정이 다른 전범기업들의 국내자산 강제매각에 미칠 영향도 관심을 모은다.

4일 법원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1일 신일철주금 주식회사에 대해 채권압류명령결정 정본, 국내송달장소 영수인 신고명령 등을 보관중이니 받아가라는 공시송달 결정을 내렸다.

포항지원이 정한 공시송달 기간은 8월4일 오전 0시까지로, 이 기간이 지나면 서류가 송달된 것으로 간주돼 압류된 신일철주금 국내 자산에 현금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신일철주금과 포스코 합작회사인 주식회사 피엔알(PNR)의 주식 19만4794주에 대해서다.

포항지원에는 이번에 공시송달을 진행하는 사건을 포함해 총 3건의 주식압류 사건이 계류되어 있다. 포항지원은 이번 사건의 진행 상황을 보고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도 공시송달로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포항지원 관계자는 "나머지 두 건도 유사한 사건이고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시송달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범기업 압류자산은 포항지원 외에도 대전지법과 울산지법에도 계류되어 있다.

대전지법엔 지난해 3월 근로정신대 피해자 대리인단 신청으로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에 등록한 상표권 2건, 특허권 6건(8억원 규모)이 압류돼 있다. 대리인단은 같은해 7월 이에 대해 대전지법에 매각명령을 신청했다.

만약 대전지법에 계류된 사건이 공시송달 등 방법으로 진행될 경우 압류된 상표권과 특허권은 특별현금화 명령절차를 통해 매각된 후 피해자들 변제에 사용된다.

울산지법에는 후지코시 보유 주식회사 대성나찌유압공업 주식 7만6500주(액면가 1만원 기준 7억6500만원)가 압류되어 있는 상태다.

그러나 대전과 울산에 계류된 사건들은 현재로서는 공시송달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전망이다.

공시송달은 송달불능이 선행되어야 진행될 수 있는데, 포항지원 사건과 달리 대전지법과 울산지법은 일본측으로부터 '송달불능' 회신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울산지법 관계자는 "헤이그 송달협약에 따라 소송서류들은 우리 법원행정처와 일본 외무성을 거쳐 기업들로 전달된다. 그런데 포항지원과 달리 울산지법 사건은 서류가 송달이 됐는지 안됐는지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라며 "송달불능 회신을 받지 못한상태에서는 공시송달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전지법 관계자도 "송달불능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집행을 하는 지방법원 입장에서는 (일본측) 답변을 받아야만 이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송달불능' 회신을 했다가 공시송달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본 일본 측에서 앞으로 송달에 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공시송달 방법으로 압류재산을 현금화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일본 정부는 포항지원의 공시송달 결정에 반발하며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4일 보도된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측에서도 (자산이) 현금화되면 '큰 일'이 난다는 걸 이해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전날 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 내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지면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8월 공시송달 기간이 지난후 우리 법원이 전범기업 국내자산 현금화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경우 한일 간 외교마찰은 본격적으로 점화될 전망이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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