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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현대차, 온라인 車 판매 국내만 '지지부진'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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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현대자동차 미국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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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체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온라인 판매 플랫폼 구축에 앞다투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해외에선 적극적으로 온라인 판매망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예외다. 영업직원들로 구성된 판매노조가 반발하고 있는데다, 국내에선 자동차를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정서가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보편화되고 있는 온라인 판매를 국내 시장에서 하지 않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하반기 독일과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이용하면 견적부터 배송까지 차량 구입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상담, 결제 뿐 아니라 차량 구매 후 집 앞까지 차량이 배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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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미국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홈페이지 캡처



현대차는 지난 4월 미국과 인도 전역을 대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를 전면 도입했다. 2017년부터 마이너 시장인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 클릭 투 바이를 시범 운영해왔는데, 이를 현대차 최대 시장인 미국과 신흥 시장인 인도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실제로 클릭 투 바이를 운영한 덕에 지난달 현대차 미국 판매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월 현대차 미국 판매량은 5만7600대로 전년 동기(6만6100대)와 비교해 12.9% 감소했으나, 4월 미국 내 판매 감소폭 39%에 비해선 27%포인트(p) 가량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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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구매 진행중인 지프 홈페이지./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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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자동차 업체들도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일찌감치 온라인으로만 차를 판매해왔다. 볼보는 작년부터 영국 등 유럽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폴크스바겐은 중국에서 알리바바∙타오바오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손잡고 중국 내 폴크스바겐 영업사원 5만여명에게 디지털 마케팅 교육을 하고 있다. 가상 시승 등 디지털 쇼룸을 적극 활용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영업하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온라인 판매를 다양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프는 지난 3월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개설했고, BMW는 ‘샵 온라인’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판매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폴크스바겐 등도 온라인으로 견적을 내거나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사전계약을 온라인으로 받으면서 네이버페이로 계약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자동차 업체들은 온라인으로 차량 구입을 상담하거나 계약하는 경우 추가 할인 혜택이나 경품을 제공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들이 비대면 판매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망 구축에 적극적이지 않아 자동차 유통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늘면 소비자들은 더 싼 가격에 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되고, 자동차 업체 입장에선 전시장 수를 더 늘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 장기적으로 볼 때 모두에게 이익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현대차지부는 온라인과 홈쇼핑에서 차량 판매를 못하도록 하는 방침을 각 분회에 전달하는 등 수시로 조합원을 독려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면 대리점과 영업사원들의 판매 수익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2018년 TV홈쇼핑을 통해 차량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을 때는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제도이기 때문에 이 역시 전 정권의 '적폐'"라고 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를 계속 미룬다면 국내 소비자만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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