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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닛산과는 다르다는 도요타·혼다···일본차가 韓시장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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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1층 렉서스 카페 '커넥트 투'에 RX L이 전시돼 있다. 사진 렉서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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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한국시장 철수 선언으로 도요타∙혼다에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렉서스코리아가 지난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인 RX∙UX∙NX의 시승 행사를 열었다. 올 3월 국내 출시된 RX450hL과 최근 들여온 UX의 F스포츠 트림 등이 등장했다. 모두 부분변경 또는 드레스업 모델일 뿐 신차는 없었다.

RX450h는 미국에서 수년째 럭셔리 SUV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기 차종이다. 독일차나 미국차 SUV와 달리 하이브리드 모델로, 파워풀한 출력보다는 높은 연비와 정숙성이 강점인 도심형 SUV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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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L 정면. 사진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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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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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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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L 잠실~포천 타봤더니



RX450hL은 기존 RX450h에 3열 좌석을 신설했다. 미국에서 경쟁 차종이 거의 다 3열 좌석이 있기 때문인데, 성인이 앉기엔 머리 높이나 무릎 앞 공간이 협소했다. 렉서스 측은 “두 개의 독립 좌석으로 편안함과 지지력을 높인 ‘캡틴 체어’를 설치한 2열을 주목해 달라”고 설명했다. 3열은 어린이가 타거나, 접어서 넓은 트렁크 공간으로 쓰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연비는 역시 탁월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경기도 포천 고모리 저수지까지 46㎞ 구간을 운전하는 동안 정체 구간도 있었고, 스포츠 모드도 가동했지만 14.5㎞/L의 준수한 연비가 나왔다. 독일차의 단단한 승차감과 대비되는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도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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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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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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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에서 본 3열과 트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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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계기판과 센터페시아를 둘러싼 인테리어 셋업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아날로그 시계와 CD플레이어, 스티어링 휠의 우드 프레임 등이 좋게 말하면 아날로그 감성을 살렸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옛날 차’로 오인할 수 있어 보였다.



14.5㎞/L 연비에 CD플레이어



RX450hL의 장·단점은 한국에서 일본차가 직면한 문제를 보여준다. 닛산이 철수하게 된 데는 불매 운동 영향도 있지만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사태와 글로벌 매출 감소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기존의 확장 정책을 폐기하고 권역별 강점 살리기로 전략을 대폭 수정한 측면이 컸다. 본사가 어려운데 이익도 나지 않는 한국 시장을 보듬을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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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450hL 좌측면. 사진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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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는 다르다. 우선 도요타 RAV4, 렉서스 ES 등 국내에서도 꾸준히 인기를 끄는 차종들이 있다. 특히 ES의 경우 지난해만 해도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처럼 ‘강남 쏘나타’라고 불릴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다. 렉서스 전체를 봐도 올 3월에 411대까지 줄었던 월간 판매량이 지난 4월엔 461대, 5월엔 727대로 살아나고 있기도 하다.

도요타는 반대로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엔 브레이크 결함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의 경우 국내에서 부침을 다 겪었기 때문에 판매량이 꾸준한 편이고 판매량에 일희일비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매운동 이후 도요타는 다양한 할인 혜택을 내놨다. 렉서스는 대놓고 할인은 하지 않지만 무이자 할부, 소모품 교환, 보증기간 일부 연장 등의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두 브랜드 모두 판매량이 야금야금 상승하는 이유다.



렉서스, 프로모션으로 판매량 상승 중



하지만 불매운동보다 더 큰 문제는 시선을 끌 만한 신차 출시가 수년째 없다는 점이다. 하반기에도 끊임없이 신차를 내놓을 현대·기아차는 차치하더라도, 디자인 등에서 환골탈태한 볼보 등에도 혁신적인 측면에서 밀린다. 일각에선 RX가 워낙 잘 팔린 모델이라 신차 출시가 늦어진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각종 첨단 사양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에게 CD플레이어를 장착한 RX는 다소 실망스럽다.

혼다의 경우 주력 세단인 어코드 판매가 급감하는 등 차량 판매가 부진하지만, 오토바이 매출도 작지 않아 당장 철수를 고려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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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RX L, UX F Sport, NX. 사진 렉서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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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같은 3시리즈라도 여러가지 모델이 있는 BMW 등과 달리 도요타·렉서스의 신차 주기는 길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며 “일본차 브랜드는 국내에서 당분간 할인·프로모션과 서비스를 독보적으로 강화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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