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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 이후 뜻밖에 귀해진 강아지들…"몸값 2~3배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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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대유행은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뜻밖에 귀해진 것도 있다. 바로 강아지다.

4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 19 유행 이후 영국에서 애완견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영국서 장기간 봉쇄가 계속되며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 자녀를 즐겁게 해줄 방법을 찾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애완견을 외로운 노부모에게 선물하려는 자녀들도 반려견 붐에 동참했다. 서머셋 출신의 간호사 이모젠 패튼은 "래브라도 견을 간절히 원했지만, 교배업자들이 새끼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다 팔렸다고 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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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강아지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찾는 사람이 늘면서 가격도 급등세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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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4월 영국 포털사이트에서 강아지를 검색한 횟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0%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동물 학대 방지 협회에 따르면 개를 입양하겠다며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한 이들은 전년동기 대비 600% 급증했다.

찾는 사람에 비해 강아지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코노미스트는 "봉쇄 정책으로 교배가 지연되면서 태어나는 강아지 숫자도 줄었다"면서 "이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자연히 애견 가격은 연일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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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강아지 품귀 현상에 국경을 넘는 장사꾼들도 늘고 있다. 현지에선 사기 분양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현지에서 나온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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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스패니얼 견을 1500파운드(228만원)에 사들였다는 리암 페리 씨는 "수요가 몰리면서 지금은 4000파운드까지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견 사이트인 펫츠 포 홈(Pets4 Home)에 따르면 프렌치 불독은 2000파운드(304만원)에서 5000파운드로 값이 뛰었다.

뜻밖의 호황에 국경을 넘나드는 개장수도 등장하고 있다. 사람의 이동은 제한적이지만 상업적 용도로 외국서 개를 들여오는 것은 가능하다. 애견 단체인 더 도그 트러스트는 이코노미스트에 "최근 개들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루마니아에서 영국으로 들어오고 있다"면서 "문제는 업자 상당수가 범죄조직 출신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수익이 짭짤한 데다 설사 규정을 어기더라도 페널티가 거의 없어 범죄조직까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봉쇄에 업자들이 개를 배달해주는 형태로 입양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기존에는 8주 정도의 관찰 기간이 있어 주인이 입양할 강아지를 살펴볼 시간이 충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강아지 농장에서 계약 조건과 맞지 않는 개를 데려오는 등 분양 사기를 당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얘기다.

반려견 열풍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그 트러스트 운영자인 오언 샤프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 분양받은 개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버리는 사람들이 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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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코로나로 인해 뜻밖에 강아지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코로나 봉쇄로 인해 강아지 교배를 하기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올랐다. 또한 봉쇄 상황에서 외로움을 겪는 자녀나 부모를 위해 반려견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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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김지혜 리서처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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