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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文 퇴임후 온다" 들뜬 평산마을···"정치 잘하고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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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마을 48가구 대부분 농사 짓고 살아

인근에 전원주택과 식당·카페 등 들어서

주민들 “반긴다. 불편해질까봐 걱정도 해”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 (부지) 전경. 경남 양산시 통도사 인근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있다. 왼쪽 뒤로 경호동 부지가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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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새로 머물 곳으로 경남 양산시 통도사 인근 평산마을을 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5일 마을 주민들은 설왕설래하며 들뜬 분위기였다. 대체로 문 대통령을 반기면서도 관광객이 많이 찾아 교통체증 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현 사저는 이곳에서 14㎞가량 떨어진 양산시 매곡동에 있다.

평산마을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주민은 “대통령이 사저를 샀다고 알려진 이후 식당으로 어떤 마을인지 궁금해하는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 왔다”며 “주민들이 모이면 대통령 사저 이야기를 한다. 마을주민 80% 정도는 대통령 사저 구매를 반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도로가 넓어지는 등 동네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주민은 그러나 “대통령이 오면 관광객이 많이 몰려 교통 체증 등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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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외지에서 온 주민들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사저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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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통도사 톨게이트에서 3.2㎞가량 떨어진 평산마을은 통도사를 왼쪽으로, 통도환타지아를 오른쪽으로 끼고 산속으로 들어가면 있다. 양산의 명산 영축산 아래쪽에 있다. 48가구가 사는 평산마을은 지산리의 자연마을 3곳(지산마을·서리마을) 가운데 하나다.

평산마을 주민 48가구는 주로 농사를 짓고 산다. 인근 통도사 농지를 빌려 농사를 짓는 주민도 많다고 한다. 부산에서 출퇴근이 가능해 지산리 곳곳에는 별장형 전원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평산마을에도 새로 지은 전원주택 4~5채가 보였다. 문 대통령이 살 사저 진입로 옆에도 번듯한 새 전원주택 1채가 있었다. 지산리 일대 곳곳에는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식당·카페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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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내부의 정자.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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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마을은 소나무가 많은 산속에 파묻혀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 뒤편에는 영축산이 자리 잡고 있어 풍광이 뛰어나다. 문 대통령이 산 사저는 마을의 7부 능선쯤에 있다. 문 대통령 경호원이 거주할 경호동 부지는 사저 왼쪽 뒤편에 마련했다. 사저와는 채 50m도 떨어져 있지 않아 보였다.

청와대는 사들인 사저와 경호동 부지에 있는 남아있는 주택을 헐고 새로 사저와 경호동 건물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평산마을에서 만난 김무호(63)씨는 “문 대통령이 사저(부지)로 산 집은 예전에 한의사가 살았다”며 “문 대통령이 사들이기 오래전부터 팔려고 내놓았던 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저부지로 산 주택 마당에는 잔디가 있으나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듯 잡초가 자라 있었다. 철제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문 입구에는 ‘개인소유지·CCTV 작동 중’이라는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 있다. 사저 대문 오른쪽에는 ‘OO 한의원 약초재배지’라는 나무 간판이 세로로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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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뒷편의 경호동 부지에 있는 붉은 지붕의 주택. 오른쪽에 사저 부지가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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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저와 경호동 사이 아래쪽에는 주택 3채가 자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웃인 셈이다. 사저 아래쪽 주택에 사는 최명조(85)할머니는 “대통령이 와서 같은 주민으로 살면 된다. 정치 잘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할머니는 “평산마을은 공기 좋고 이웃끼리 인심이 좋다, 문 안 잠그고 산다”고 자랑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다른 주민은 “한의사 땅이 언제 팔렸는지 모른다. 며칠 전부터 사저 앞에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던 거로 봐서 대통령이 산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신문보고 알았다”며 “5일 전에 땅이 팔렸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샀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사저 왼쪽 뒤편에 있는 경호동 부지의 주택 옆에는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 주택에는 교수가 살아 ‘교수집’으로 불렸다고 한다. 최근까지 교수가 살다가 팔았다고 한다. “사저 부지로 들어가는 주 진입로가 좁아 경호동에서 사저로 들어가는 새 통로를 내지 않겠느냐”는 주민도 있었다. 경호동 진입로는 4~5m로 꽤 넓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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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퇴임이후 살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 대문에 붙어있는 나무 간판.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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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대통령이 오는 것을 대체로 반겼다. 사저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주민 박동규 씨는 “문 대통령과 같이 농사지으며 형님 동생 하면서 살면 좋겠다. 국정이 어려운데 잘 마무리해서 노년을 같이 보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행여 관광객이 늘어 생활이 불편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주민도 있었다. 한 주민은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조용했던 마을에 교통체증이 생기고 시끄러워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 주민은 “인근 땅이 대부분 절 땅이어서 매물로 나온 땅을 찾기 어렵다. 대통령이 온다고 해서 땅값이 오르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사저로 평산마을을 선택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에서 왔다는 박모(68)씨 부부는 “마을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왔다. 뒤에 영축산이 있고, 주변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온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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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부지 전경. 왼쪽 아래에 마을의 주택이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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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지산리 하북면 평산마을에 사저 부지로 2630.5㎡(약 795평)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양산=황선윤·이은지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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