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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GV80 디젤, 국내 대기 1만대에 美·中 출시 코 앞인데 생산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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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005380)가 디젤 엔진 결함에 결국 제네시스의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 디젤 모델 생산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최근 불거진 엔진 떨림과 소음 논란이 엔진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 판매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먼저 품질 논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을 현대차 경영진이 내린 것이다.

조선비즈

제네시스 GV80./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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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준대형 SUV GV80의 디젤 모델 생산과 출고를 일시 중단했다. 제네시스는 이날 오후 5시 15분께 GV80 구매자에게 "최근 GV80 디젤 모델 중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 진동 현상이 발견됐다"며 "낮은 RPM에서 장기간 운행할 경우 엔진 내 카본(불완전 연소된 탄소산화물) 누적 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구매 예약자들에게는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를 보냈다.

지난해 말 출시된 GV80은 제네시스의 첫 SUV다. 특히 현대차가 고급 SUV용으로 새로 개발한 ‘스마트스트림 I6 3.0D’ 엔진이 처음으로 탑재됐다. 현대차는 고급차용 대배기량 디젤 엔진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데 이 디젤 엔진 모델 구매자 가운데 일부가 운전자의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차량과 핸들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간 현대차는 문제가 된 차량에 대해서만 그때그때 엔진을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현대차는 차량 출고를 미루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과 더불어 이미 차량을 인도받은 고객들에 대해서도 엔진 점검을 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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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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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판매된 GV80 디젤 모델은 8000대다. 예약 판매는 1만대에 달한다. 또 GV80은 미국과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미국의 고급 SUV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제품이라 현대차 안팎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대응을 이례적인 일로 본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결함 원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공장이 풀가동해야하는 제품 생산을 멈춘 건 그만큼 현대차 입장에서 품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해외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GV80 해외 출시를 앞두고 경영진이 특단의 조치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GV80 디젤 모델은 출시 당시 배출가스 인증을 받지 못해 출시 시기가 한달여간 늦춰지기도 했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5월 판매량(5만7600대)이 전년 동기(6만6100대)와 비교해 12.9% 감소했다. 3월 판매 감소 폭은 31%, 4월은 39%였다. 제네시스도 미국에서 매월 1000대 이상 판매되다가 3월 970대, 4월 800대로 떨어졌다. GV80이 '구원 투수'로 투입되는 상황에서 품질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현대차가 빠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GV80은 미국에서 현재 사전 계약을 받고 있으며 올해 안에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제네시스 중국 진출 후 첫 모델도 GV80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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