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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서 4300만명 직장 잃을 때, 억만장자는 재산 687조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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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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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4개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4 개 기업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들 기업의 앞 글자를 딴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이기도 하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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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이 미국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인한 증시 회복을 지목했다.

CNN은 4일(현지시간) 진보 싱크탱크인 정책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코로나19 위기로 미국인 4300만 명이 실업급여를 받고 있지만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지난 3월 18일 대비 약 5650억 달러(687조 3225억 원), 즉 19% 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정책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억만장자들의 현 재산은 3조 5000억 달러(4258조 4500억 원)다.

미국에서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IT(정보기술)기업들을 비롯한 기업들의 주식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아마존의 주가는 지난 3월 중순의 최저점 대비 47%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지난 3월 18일보다 362억 달러(44조 445억 원) 가량 증가했다.

페이스북의 주가도 3월 최저점 대비 50%가량 급등했다. CNN은 IPS 보고서를 인용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총 재산이 지난 3월 18일 이후 301억 달러(36조 6166억)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같은 기간 재산이 각각 130억 달러(15조 8145억 원) 이상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억만장자들의 재산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정부 기관의 경기부양책이 꼽힌다. 정부가 전례 없는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증시가 회복됐고 이로 인해 창출된 부가 대부분 억만장자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울프 뉴욕대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16년 기준으로 상위 10% 가구가 전체 주식의 84%를 소유하고 있었다. CNN은 이를 언급하며 주식시장의 V자형 회복으로 수백만 명의 평균적인 미국인들도 혜택을 받고 있으나, 이로 인한 혜택은 부자들이 더 많이 가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크리스티나 후퍼 인베스코 글로벌시장전략가는 "증시가 실물경제에서 이탈하면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 콜린스는 성명을 내고 "수백만 명의 곤경과 고통에 맞닿은 억만장자의 재산 증가는 우리가 함께 위기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연대를 저해한다"고 우려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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