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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新자영업 시대 게임의 룰] 유형 3. 플랫폼으로 ‘미리’ 팔아라-식권 선결제·펀딩으로 자금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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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코로나19로 현금흐름이 막힌 자영업자들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미리 팔아 현금을 선확보하는 전략을 선보이는 중이다. 사진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펀딩 중인 ‘경주미정당’ 떡볶이. <와디즈 캡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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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에서 베트남 음식 전문점 ‘포브라더스’를 운영하는 윤동협 대표. 지난 5월 장사를 시작도 하기 전에 250만원이라는 목돈을 거머쥘 수 있었다. 매장 인근에 위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포브라더스 전자식권 250만원어치를 미리 매입했기 때문이다. 포브라더스는 지난해 3월부터 ‘식신 e식권’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e식권은 식신 가맹점과 계약을 맺은 회사 직원이 식사를 한 후 모바일 앱에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회사가 월 단위로 일괄 정산하는 서비스다. 식신은 지난 4월부터 e식권을 ‘후정산’에서 ‘선결제’로 바꿨다. 선매입 규모는 기업의 해당 매장 3개월 평균 거래액을 기준으로 한다. 윤 대표는 “4월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가까이 줄어 현금흐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선매입 덕분에 인건비 등 비용관리에 숨통이 트였다. 이후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현금흐름이 막힌 자영업자들이 마케팅으로 위기를 타개해나가고 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미리 팔아 현금을 선확보하거나 리뉴얼을 통해 취급 상품을 변경, 업의 본질을 바꾸기도 한다.

떡볶이 브랜드 ‘경주미정당’은 최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펀딩 일주일 만에 6000만원 가까운 돈을 끌어모았다. 지난 5월 16일 경주미정당은 냄비에 넣고 끓이면 조리가 끝나는 가정간편식(HMR) 제품 3종을 대상으로 펀딩을 시작, 5월 28일 기준 약 6230만원이 모였다. 상품 판매 시작도 전에 고정 매출을 확보한 셈이다.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 선판매’도 가능하다. 와디즈에서 최근 펀딩을 진행한 웨딩영상 촬영업체 ‘윤기필름’은 고객 9명에게 웨딩 촬영 쿠폰 374만원어치를 선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코로나19로 결혼식을 연기 또는 취소하는 커플이 늘어나자 평균 10% 할인을 앞세워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와디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현금 확보가 어려워지자 크라우드펀딩이 자영업자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온라인으로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신선식품 매대가 커지고 있다. GS25 논현이편한점은 지난 4월 점포를 리뉴얼하며 홀 면적을 줄이고 대신 신선식품 매대를 늘렸다. 코로나19 시대에는 매장 내 취식 수요가 줄어든 대신, 장보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용량 과일과 각종 채소는 물론, 굴비·고등어·장어·홍어 등 수산물까지 총 220여개 신선식품을 구비했다. 기껏해야 1인용 과일과 소포장 채소, 냉동 정육 상품을 판매하는 일반 편의점과 달리 마트 수준의 장보기도 가능해진 것. 예상은 적중했다. GS25 논현이편한점의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13%에 달한다. 일반 편의점 대비 약 7배 높은 수치다. 5월 매출은 전월 대비 2000만원 가까이 늘었다.

김나연 GS25 논현이편한점 점주는 “코로나19에도 ‘우리 동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긴다. 대형마트 대신 편의점에 들러 신선식품을 사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 이유다. 다른 편의점 대비 배달 주문이 많다는 점에서도 강점을 갖는다”고 자랑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1호 (2020.06.03~06.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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