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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시진핑, 전쟁의 길로" 워싱턴서 나온 대만 핵무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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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싱크탱크 유명 연구원, 보수 외교안보 매체에 기고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대만의 핵무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워싱턴에서 나왔다. 중국이 명백하게 전쟁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에 자체 핵무장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루빈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보수 외교·안보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에 기고한 ‘왜 대만은 핵무기를 필요로 하는가’란 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쟁의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기업연구소도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 중 하나다.

그는 중국이 전쟁의 길을 걷는 이유에 대해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폐기와 최근 히말라야 국경분쟁으로 중·인도 관계가 1962년 전쟁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점을 거론했다. 또 중국의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은 20세기 발칸 전쟁보다 큰 규모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이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자신의 영해라며 주장하는 ‘남해 9단선’을 그은 것은 필리핀과 역내 국가들에 대한 ‘토지 강탈과 해양 자원 도둑질’이라고 했다.

루빈 연구원은 “이제 중국 관리들은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참모장인 리쭤청 상장(한국의 대장 격)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반국가분열법’ 15주년 좌담회에 참석해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떼내는) 분리주의 음모나 행동을 완전히 박살내겠다”며 “우리는 (대만에)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고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을 거론했다.
조선일보

남중국해에서 훈련하고 있는 중국 해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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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빈 연구원은 “대만은 중국의 위협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며 “그들(대만)은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들과 아시아의 국가들이 중국의 침략에 대응해 미사여구 이상의 것을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미 해군이 남중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지만, “미 국방부는 중국과 전쟁을 불사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했다. 결국 대만은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국이 2차 대전이후 자유질서를 공공연히 부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만이 핵보유국이 되도록 허용해 그렇게(중국이 도전) 하는 것의 위험성을 중국에 보여줄 때가 됐다”고 했다.

다만 대만이 핵보유국이 되기위해선 핵확산금지조약(NPT)란 걸림돌이 남아있다. 이스라엘은 NPT에 서명한 적이 없어 이 조약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대만의 경우 1968년 대만이 여전히 중국을 대표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일 때 이 조약에 서명했다. 대만은 1971년 중국에 상임이사국 자리를 넘겨주고 쫓겨났다. 그러나 대만이 UN에서 쫓겨날 때에도 대만은 NPT 조약을 지킬 것이라고 미국과 약속했다고 루빈 연구원은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1980년대까지 비밀리에 핵개발을 시도했다.

루빈 연구원은 “돌이켜보면 그것(미국이 대만에 NPT를 지키겠다고 약속하도록 한 것)은 실수였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시 주석을 밀어 붙이려면 워싱턴과 타이베이의 NPT 약속에 대한 해석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만이 (중국을 사정거리에 둔) 중거리 핵미사일을 보유한다면 대만은 충분한 억지력을 유지할 것이고, 미국이 (대만 방어를 위해) 여러 항공모함을 보낼 필요성도 면제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워싱턴은 어려운 결정을 할 시기”라며 “대만의 핵 개발은 NPT에 타격이 되겠지만, (NPT를 지키기 위해) 2400만 (대만) 국민의 자유가 희생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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