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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피해여성 "오거돈 '기억 안난다' 자신감 어디서 나오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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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머니투데이

강제추행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이후 대기장소인 부산 동래구 동래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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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영장실질심사에서 강제추행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힌데 대해 피해여성이 강하게 비판했다.

강제추행 피해여성 A씨는 지난 4일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영장실질심에서 나온 오 전 시장의 주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오 전 시장의) '혐의는 인정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는다'는 말의 모순에 대형 로펌의 명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집무실에서 일어난 사건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폭언이나 업무상 위력은 결코 없었다'는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2일 오 전 시장은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신문)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변호인 측은 오 전 시장이 '인지부조화' 상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없다"며 오 전 시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오 전 시장이)구속영장 기각 전 유치장에서 가슴 통증으로 40여분 진료를 받으셨다고 들었는데 개개인의 고통을 계량하고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저는) 하루 15알이 넘는 약을 먹으며 수면제 없이는 한숨도 자지 못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심리적 고통을 전했다.

이어 A씨는 "사건 발생 후 지금까지 저는 오 전 시장의 직접적인 사과를 받은 적도 없고, 따라서 합의할 일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해 '인지부조화'를 주장하는 사람에게서 사과의 진정성을 찾을 수 없고 현실적인 해결이란 말을 앞세워 저와 제 가족을 비롯한 제 주변 누구에게라도 합의를 시도할 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여성단체협의회 등 5개 여성단체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오거돈은 변명과 꼼수로 회피하지 말고 '참회한다'는 자신의 말에 책임지고 구속 수사에 임하라"고 반발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부산시청 집무실에서 여성 직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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