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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과 'LNG 100척' 계약···카타르는 배도 배지만 ‘도크’ 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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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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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와 23조원 규모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계약을 맺었다. 국내 조선 역사상 최대 규모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20조원을 뛰어넘는 계약금도 관심이지만 100척이란 숫자는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LNG 운반선(이하 LNG선) 100척 발주를 계획한 카타르의 자신감은 근거가 있는 걸까.

조선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건조한 LNG선은 총 550여척(2018년 연말 기준)이다. 이런 기준에 비춰보면 카타르가 발주를 염두에 둔 LNG선 100척은 전체 LNG선의 18%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물량이다. 사드 쉐리다알 카비 카타르페트롤리엄(QP) 대표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LNG선 건조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 이유다. 조선 3사가 당장 LNG선 건조를 시작한 건 아니다. 카타르와 국내 조선3사가 LNG선 발주를 보장하는 슬롯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런 계약이 이뤄진 배경에는 도크를 먼저 확보하겠다는 카타르의 의지와 함께 견제 심리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타르는 이번 계약을 통해 LNG선 건조 도크의 60%를 선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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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1일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LNG선 관련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QP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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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LNG 수출 1위 놓고 호주와 경쟁



그렇다면 카타르가 LNG선 건조에 열을 내는 이유는 뭘까. 에너지 업계에선 LNG 1위 탈환을 염두에 둔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호주는 카타르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LNG 분야 최대 수출국에 올랐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에너지퀘스트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해 LNG 7750만t을 수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4%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카타르의 LNG 수출은 7500만t에 그쳤다. LNG 시장에서 수출국 1위를 호주에 내준 카타르는 중동의 맹주란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체면을 구긴 카타르는 다급해졌다. 우선 2024년까지 LNG 생산능력을 1억1000만t으로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중이다. 가스전 개발에 맞춰 운반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등 아시아 LNG 시장 겨냥



카타르의 타깃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이다. 중국에 이어 한국 조선사와 LNG선 건조 계약을 맺은 배경이다. 특히 도시화 진행 속도가 빠른 중국은 수년째 LNG 수입 1위 국가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민 경제와 사회발전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46억4000만 TEC(석탄환산톤)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흥미로운 건 천연가스 소비량 증가다. 중국 내 천연가스 소비량은 전년과 비교해 17.7%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석탄 소비량 증가가 1%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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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산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을 비교한 그래픽. 위쪽에 있을수록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는 의미다. 호주산 석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중순까지 천연가스보다 가격이 높았다. 자료 인덱스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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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시장 따라 발주량은 유동적



카타르는 LNG선 100척을 모두 발주할까. 에너지와 조선업계를 종합하면 “실제 발주량은 에너지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LNG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진 LNG 가격이 석탄보다 낮아지는 가격 역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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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세계 천연가스 소비 전망. 자료 E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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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가스 시장의 공급과잉과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LNG 가격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하락에 따라 LNG 발전이 석탄 발전을 대체하면, LNG 소비 증가에 따라 카타르도 충분한 수량의 LNG선을 발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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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간 전 세계 LNG선 발주량.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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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카타르가 LNG선 발주량을 줄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그린뉴딜)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도 태양광 및 풍력 발전량을 매년 20~30%씩 늘리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풍력 발전이 10년 내로 자리 잡으면 늘어나는 LNG 수요 증가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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