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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야구의 신도 놀랄라…‘이상한 4할 타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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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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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KBO리그 초반 ‘4할 타자’가 3명이다. 시즌 초반 잘 치는 타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시즌은 조금 다르다. 기존 통념을 깨뜨리는 ‘이상한 4할 타자’들이 등장했다.

공인구가 바뀌기 전인 2018시즌 초반, 팀당 약 25경기를 치른 시점에도 4할 타자는 3명이었다. 2018년 4월25일 기준 팀당 25경기 언저리를 치렀고, KT 유한준이 0.420, 두산 양의지가 0.407, 롯데 이대호가 0.400을 기록하고 있었다.

4할 타율 선수들은 4할을 위한 ‘정석’을 지키고 있었다. 안타를 많이 때리고, 4사구를 많이 고르고, 삼진을 적게 당했다. 거포보다는 정확도 높은 ‘중거리’ 타자들이 고타율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두산 페르난데스
47안타에 0.456 ‘미친 타율’
내야 안타 겨우 1개밖에 없어

KT 조용호
헛스윙률 4.8% ‘미친 콘택트’
내야 안타 비율이 28.6%나

KT 로하스
거포 스타일에 4할 ‘미친 스윙’
삼진 24개 ‘5위’ 불구 타격 3위

2020시즌은 다르다. 시즌 초반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의 면면이 독특하다 못해 신기하다.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는 3일 기준 타율 0.456을 기록 중이다. 시즌 25경기 기준, 4할5푼이 넘는 타율 자체가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페르난데스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안타 숫자를 쌓아나간다. 볼넷 8개, 사구 1개만 얻었을 뿐 나머지 타율을 모두 ‘안타’로 쌓고 있다.

팀 25경기 기준 페르난데스의 타율 0.456은 역대 2위 기록이다. 2014년 SK 이재원이 팀 25경기 기준 타율 0.463으로 역대 1위지만, 당시 이재원 개인은 22경기만 뛰었다. 안타 숫자도 이재원이 31개였던 데 비해 페르난데스는 47개를 기록 중이다. 144경기 기준 무려 270안타 페이스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은 스즈키 이치로가 2004년 시애틀에서 기록한 262개다. 페르난데스의 안타 중 내야 안타가 겨우 1개밖에 없다는 것도 이상한 점이다. 일단 닥치고 때려서 내야를 뚫어 기록을 만든다.

타격 2위 KT 조용호는 0.418을 기록 중이다. 조용호의 스타일은 페르난데스와 반대다. ‘미친 콘택트 능력’으로 타율을 높인다. 조용호의 헛스윙률 4.8%는 리그 3위. 일단 방망이를 휘두르면 공을 맞혀낸다. 일단 건드려서 내야에 떨어지면 안타 확률이 높다. 조용호의 내야 안타 비율은 28.6%나 된다. 페르난데스의 2.1%와 10배 넘는 차이다. 내야 타구의 타율 0.308 역시 압도적 리그 1위다. 이를 바탕으로 조용호는 출루율 0.500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 0.493은 리그 21위로 처진다.

타율 0.417로 3위에 올라 있는 KT 멜 로하스 주니어의 성적은 더욱 이상하다. 스윙 자체가 거포 스타일인데, 4할을 유지하고 있다. 있는 힘껏 휘둘러 맞혀내면 힘으로 안타가 되는 것이다. 로하스의 시즌 삼진은 24개로 리그 5위에 올랐다. 볼넷/삼진 비율은 0.33으로 규정 타석 중하위권인 공동 39위다. 홈런 2위(8개) 타자가 타격 3위에 올라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타율이 4할을 넘는다.

그 신기함을 설명하는 것은 어쩌면 ‘야구의 신’인지도 모른다. 로하스의 인플레이타구 타율(BABIP)은 무려 0.486으로 리그 전체 1위. 맞아 나간 타구 절반이 안타가 되는 요상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운이 좋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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