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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최순실 "정윤회, 朴 떠나라 권유···그걸 못한게 비극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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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불리며, 탄핵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옥중 수기가 출간을 앞두고 있다. '하이비전'이라는 출판사가 8일 출간 예정인 280페이지 분량의 책 제목은 『나는 누구인가』다. 다음은 최씨 스스로 밝힌 책 소개다.



중앙일보

최서원 옥중 회고록의 표지


사람들은 나를 ‘최순실’이라 부른다.

분명 나의 이름은 최서원이지만 사람들은 최순실이라는 이름 앞에 국정농단의 주범, 역사의 죄인, 심지어 무식한 강남아줌마 등의 수식어를 붙여가며 나를 평가한다.

하지만 그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나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과 진실, 나의 입장을 말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출판사가 공개한 목차에 따르면, 책의 전반부(1~3장)에는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주로 다뤘다. 중반부(4~6장)에는 검찰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인 제3자 뇌물수수의 내용으로 본 삼성의 지원, K스포츠재단에 대한 자신의 기억과 주장, 특검 수사 과정에서 겪은 일을 주로 다뤘다. 그리고 책의 끝부분(7~8장)은 재판과 구치소 생활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가족사를 다룬 책의 앞부분에는 전 남편인 정윤회 전 한나라당 총재 비서실장과 헤어진 사연도 나온다. 최씨는 "그 무렵부터(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나는 가족들과도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정 실장과도 수시로 갈등을 겪었다"고 썼다. 그는 "그는 아버지와 박 대통령에 엮여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려 나에게 제발 박 대통령 곁을 떠나라며 수차례 권유했다"며 "박 대통령을 떠나자니 의리를 저버리는 것 같고, 그대로 있자니 세상이 그냥 놔두질 않을 것 같고…, 그래서 나는 결국 그를 최태민의 사위에서 놓아주기로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정윤회라는 이름의 방패가 없어지니 최태민의 딸,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아마 그때부터 나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증폭됐고, 그것이 비극적인 내 운명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 재임 시절 자신을 "투명인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당시에도 나는 청와대에 들어갈 때 투명인간이 돼야 했고, 비서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노출되지 않았다"며 "그분(박 전 대통령)이 그걸 싫어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은 나의 개인사에 전혀 관심조차 없었다"며 "내가 뭘 먹고 사는지, 이혼을 했는지, 마음은 어떤지, 이런 건 대화의 소재가 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목차

1. 나의 삶 이야기

- 운명을 되돌릴 수 있다면

- 비선실세의 실체

- 행복했던 시절, 그리고 불행의 시작

2. 나의 가족

- 사랑하는 나의 딸, 유라

- 다정다감했던 나의 아버지

- 아버지와 박 대통령과의 인연

- 강원도 유배, 이후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까지

- 자랑스러운 할아버지

3.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

- 존경과 신뢰

- 전통에 대한 관심과 애정

- 대구 달성 보궐선거

- 썩은 정치판에서 허우적대다

- BH의 삶 : 끝없는 모함과 수난

- 순수한 열정을 알아주지 않는 대한민국

- 동병상련의 아픔

4. 악연들

- 순진함이 만든 패착

- 국정농단 사건의 진실

- 박원오의 배신

- 김수현 녹음 파일

- 코어스포츠 운영에 대하여

5. 독일에서 새 출발을 꿈꾸다

- 독일 정착을 위한 준비

- 악몽이 된 독일 생활

- 괴물 같은 존재가 되어 돌아오다

- 유서를 쓰다

- 삼성과의 관계

6. 검찰, 특검에서 있었던 일들

- 검찰에 의한 국정농단의 재구성

- K스포츠재단

-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 혼돈과 격정의 시간들

- 1심 재판의 회상

- 태블릿PC 등 여론조작과 변희재 대표 구속

-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 씌우기

- 가족을 이용한 플리바게닝

- 증인들

7. 재판, 그리고 뒷이야기

- 박 대통령 선고

- 항소심 선고

- 끝나지 않은 싸움, 그리고 단상들

- 3년째 독방에서

- 3족을 멸한다

- 수사 및 재판 과정에 알게 된 이야기

(미르, K스포츠 재단 출연 관련 기업 들의 진술)

8. 구치소 생활

- 또 다른 세상

- 견디기 힘든 날들

- 구치소 안의 또 다른 구치소

- 미결수 신분, 그리고 위안이 되어

주는 사람들

- 관심대상 수인

- 종이학 천 마리

- 교도관들

- 코로나19와 교도소

책의 저자 소개에는 "1956년생으로 20대 대학 시절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당시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잘 극복하고 의연하게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을 잘 보필하며 국민 통합을 위한 새마음운동까지 펼치는 모습에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근거리에 있었다. 박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각 정권마다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었다"고 적혀 있다.

저자의 주요 경력은 “1980년 경부터 20년 넘게 압구정동에서 초이 몬테소리 유치원을 운영했다. 미국 AMI(몬테소리 연구원)의 교육과정을 들여와 국내 몬테소리 교사 양성소를 운영하였다”고 소개돼 있다. '초이 유치원'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최씨가 공개적으로 했던 유일한 사회활동이었다.

중앙일보

최순실 씨(개명 후 최서원). [연합뉴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출간 다음 날인 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출간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변호사는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서원씨가 3년 동안 옥중에서 쓴 회고록”이라며 “어린시절 이야기, 국정농단 재판, 조국 일가와 정유라가 다른 점 등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임장혁ㆍ이수정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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