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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대출 누르니…오피스텔·경기도 아파트로 뭉칫돈이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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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아파트보다 대출 한도가 커서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주거용 오피스텔. 사진은 `힐스테이트 에코 평촌` 전경. [사진 제공 = 현대엔지니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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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 규제와 까다로운 청약 조건으로 집 사기를 포기한 실수요자들이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인근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전매마저 자유로운 지방에서는 오피스텔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넘어섰다. 게다가 역대 최저 금리 시대가 열리며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단으로 오피스텔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4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짓는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는 지난달 27일 A·B블록 총 486실 모집에 6874명이 신청해 14.1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71~84㎡ 위주인 B블록은 총 315가구 모집에 3254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0대1이었다. 84F형은 기타 거주자 모집에서 최고 경쟁률 213대1을 기록했다. 그 외에 해링턴타워 광안 디오션(45대1),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8대1) 등 이달 분양한 오피스텔 3곳 모두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아파트에 비해 청약·대출이 자유로운 오피스텔이 '풍선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오피스텔은 업무용으로 사용할 경우(본인이 거주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1가구 2주택에 포함되지 않고, 청약 신청 때 무주택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한 오피스텔 청약 시에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소유 여부, 청약가점과 상관없이 신청 가능하며 재당첨 제한도 없다. 오피스텔은 양도소득세를 낼 땐 주택으로 간주되고, 취득세도 아파트보다 3~4배 높다는 약점이 있지만 청약 규제가 까다롭고 아파트 경쟁률이 높은 상황에서 비규제 요소가 강점으로 부각되면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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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요즘 실거주 수요를 겨냥한 4베이, 3베이 판상형 구조 중대형 오피스텔은 청약포기족에게 인기다. 전체 315가구 중 314가구가 전용 84㎡인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 B블록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가점이나 대출 제약으로 청약이 힘든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전용 84㎡는 인근 시세보다 비싸도 경쟁률이 높았다. B블록 84㎡는 분양가가 11억~15억원인데 인근에 위치한 유사 면적의 준공 15년 차 아파트(전농신성미소지움)보다 최소 2억원 이상 비싸고, 지난해 분양한 롯데캐슬 SKY-L65 공급가(8억~10억원대)보다도 3억~5억원 높다. 그런데도 10배수 넘는 사람이 몰렸다.

같은 가격의 아파트와 비교해 '대출'이 지원되는 점이 실수요를 끌어당겼다. 아파트는 분양가가 9억원을 넘으면 중도금 집단 대출이 안되지만 오피스텔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 보증이 필요 없고 건설사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 이 오피스텔은 계약금 10%, 중도금 50%, 잔금 40%인데,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 분양가 10억원 기준으로 계약금 1억원만 있으면 방 3개 집을 소유할 수 있다.

분양상담사는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다주택자라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분양가의 60%다. 40%밖에 안 되는 아파트보다 대출 여력이 커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렸다"고 했다.

전매제한이 자유로운 지방 등 비규제지역에서는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까지 뛰기도 했다. 지난달 대전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도안은 392가구 모집에 8만7398명이 신청해 경쟁률 222대1을 기록했다. 3월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180대1을 기록했다. 2곳 모두 비투기과열지구 및 비청약과열지역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이어서 분양권 당첨 즉시 전매가 허용된다. 법에 의해 2명 이상에게 전매를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한 번 당첨되면 프리미엄을 받고 팔 수 있어 투자자들이 몰렸다. 2017년 8·2 부동산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청약과열지역인 서울은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오피스텔(100실 이상)도 전매가 금지된다.

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5만30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량(4만5297건)에 비해 약 17.2% 급증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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