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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운항금지 압박에 中 꼬리내렸지만…'블랙리스트' 대중국 압박 이제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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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항공기 운항금지·기업제재·언론규제 등

제재 쏟아내며 대중국 압박 높이는 미국

'블랙리스트' 33개 中기업 5일부터 제재

中로봇·AI·안면인식 기업 美기술 사용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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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방위로 번지면서 불똥이 항공분야로 옮겨 붙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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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넘어 항공업계로 불똥이 튀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항공사 여객기의 미국 취항을 막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다. 일단 중국은 다급하게 꼬리를 내렸다. 미국도 이에 따라 관련 조치를 수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중 압박 수위는 점점 더 높이고 있는 모양새다. ‘블랙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5일 발효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교통부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여객기의 입국을 막을 것”이라며 중국 항공업계를 상대로 초강수를 뒀다. 이번 규제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하이난항공 등 4개 중국 항공사에 적용된다. 미 교통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 조치가 16일 이전에 발효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난 2월 2일부터 2주 동안 중국에 체류했던 외국인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한 적은 있지만, 중국 항공사의 취항 자체를 제한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중국 항공당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읽힌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중국이 이미 미국 항공사들에 대해 취했던 조처에 대한 보복 성격도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지난달 26일 “외국 항공사의 운항을 주당 1회로 제한한다”고 밝히면서 미국 델타항공·유나이티드항공·아메리칸항공에 대해서는 아예 운항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이에 미 교통부는 “미국 항공사가 6월부터 중국으로 다시 취항하길 원하고 있다”며 조속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그동안 중국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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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모습. 미 교통부는 "16일부터 중국 항공사 여객기의 입국을 막을 것"이라며 중국 항공업계를 상대로 초강수를 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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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날 미 교통국 발표에 중국은 “외국 항공사의 중국 취항을 확대하겠다”고 하루만에 입장을 바꿨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이날 공고를 통해 “현재 중국행 노선을 운영하지 못하는 외국 항공사들은 오는 8일부터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선택한 도시에 주 1회 항공편을 운항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일 중국에 들어온 항공사 여객기에서 3주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운항 편수는 주 2회로 늘어날 수 있다.

이번 중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미국 규제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교통부는 이날 성명에서 “양국이 항공사 쌍방의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며 “중국 당국이 우리 항공사를 허용하는 대로 같은 규모로 중국 항공기 운항을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항공산업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행 중국 여객기 운항을 막는 건 미 항공사뿐만 아니라 항공 서비스에 의존해야 하는 미국 기업의 모든 사업에 더 큰 손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해에만 850만명이 넘는 승객이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직항로를 이용했지만 코로나19로 양국의 항공 교류가 거의 중단된 상태다. 미 교통부는 지난 1월 미국과 중국 항공사가 일주일에 평균 325편의 항공편을 운항했으나 2월 중순에는 20편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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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중국 류허 부총리가 지난 1월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일단락되는 것 같았지만, 이후 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등으로 미·중 신냉전으로 격화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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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의 갈등이 해소된다고 해도 양국의 갈등으로 인한 경제 조처들은 이제 시작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은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일 준비 태세를 이미 갖췄다.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달에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33개 중국 기업·기관에 대한 제재를 5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대량살상무기(WMD) 및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인권탄압과 관련한 이유를 들어 33개의 중국 회사와 정부·상업기관을 무더기로 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당시 제재 대상만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제재 시행일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발효일을 확정해 발표한 것이다. 미국이 중국 기업 옥죄기 수위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는 셈이다.

제재 대상에는 중국의 주요 사이버보안업체인 치후360,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로봇 회사 클라우드마인즈, 중국의 대형 인공지능 회사 넷포사등인공지능, 안면인식 같은 첨단기술 적용 사업을 주로 하는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번 조치로 당장 5일부터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술 접근이 불가능하다.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도 미국의 기술과 콘텐츠가 사용됐다면 블랙리스트 기업과 거래할 수 없다.

아울러, 미 국무부는 중국중앙방송(CCTV) 등 최소 4곳의 중국 관영 매체를 추가로 외국 대사관과 동급으로 취급해 이들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조치를 취할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4일 이같은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 국무부는 신화통신·CGTN·중국국제방송·차이나데일리·하이톈디벨롭먼트USA 등 중국 언론 5곳이 중국 공산당의 ‘선전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보고 같은 조처를 내린 바 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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