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질본, 청 승격됐는데 연구소는 복지부로…"보건의료 전반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해 복지부 산하로 이관

정부 "방역과 보건의료 기술개발 함께 발전…바이오헬스 역량 강화"

감염병 전문가, 청와대 국민청원…국립감염병연구소 분리 우려

연합뉴스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롯해 포괄적인 감염병 대응 강화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에서 독립된 '청'으로 승격하고 그 아래에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주요 연구기관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해당 개편안은 감염병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전반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에 따른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질병관리본부 산하에 있는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되고, 보건복지부로 소속이 바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의 이관 배경을 묻는 말에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연구만 담당하는 조직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와 관련된 전반적인 연구를 담당하는 곳"이라며 "여러 가지 기초연구 등이 다 포괄되기 때문에 범정부적인 협조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날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감염병 감시부터 치료제·백신 개발 및 상용화까지 전 과정에 걸친 대응 체계를 구축해 국가 차원의 감염병 연구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다.

임인택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가진 기능은 감염병 방역 업무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과 같은 기술개발 기능과는 구분이 된다"며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방역의 기능과 이를 지원하는 기술개발 연구 기능을 독립해 발전시켜야 전체적인 바이오헬스산업 기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정책적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질본, 청 승격됐는데 연구소는 복지부로…"보건의료 전반 강화" (CG)
[연합뉴스TV 제공]



앞으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개발이나 제품개발이 필요한데 국립보건연구원을 확대 개편해 유전체 빅데이터 사업, 줄기세포와 같은 재생의료 사업 등을 담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국립보건연구원이 복지부로 이관되면서 질병관리청의 예산과 인력 등이 지금보다도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후속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이 질병관리청 (소속이) 아니더라도 질병관리청에서 확대돼야 할 기능들이 있다"며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와 감염병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에 대한 집행기능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현재보다는 예산이나 인력 부분들이 추가로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질병관리청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이 빠져나가면 감염병 연구기능에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주요 감염병 연구기관을 (복지부로) 떼어간다니 황당하다"며 "연구소 주요 보직을 복지부 출신의 적체된 인사로 채우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런 내용을 담은 '질병관리청 승격,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글을 게시했다. 현재 해당 청원에는 1만4천여명이 동의했다.

연합뉴스

질병관리청 승격 국민청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한편 정부는 질병관리청 아래 권역별로 설치되는 '질병대응센터'(가칭)에서 현재 지방자치단체 소속인 보건소의 방역업무 등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질병대응센터는 현장 역학조사와 질병 조사·분석 등을 수행하면서 일선에서 지역사회 방역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보건소에 대한 통솔권을 갖지는 않는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보건소는 각 지자체의 특성에 맞도록 운영되고 있다"며 "보건소를 질병관리청 소속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지자체 소속으로 할 것인지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