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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죽었다"…'집단면역' 실험 스웨덴의 뒤늦은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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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국 역학 전문가 인터뷰

노인요양원 중심으로 '집단감염'…사망자 많아져

"집단면역 방식 바꾼다는 것은 아니야" 선 그어

이데일리

△5월 30일 스웨덴 스톡홀롬 공원에서 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기고 있다. [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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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스웨덴의 코로나19 대응체제로 ‘집단면역’을 주도한 안데르스 텡넬 공공보건국 역학 전문가는 “너무 많은 사람이 예상보다 일찍 사망했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텡넬은 3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지금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똑같은 질병을 만난다면 우리의 대응과 타국의 대응 사이의 방식을 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가 다시 온다면 집단면역만을 고집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CNN은 이를 두고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단 면역은 대다수 국가들이 선택한 외출제한령이나 도시 봉쇄조치 대신 제한적 거리두기만을 시행한 방식이다. 상점, 음식점, 학교, 직장 등은 모두 정상 운영된다. 국민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일정 비율 이상 면역력을 가지면 감염이 경로가 차단되며 노약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스웨덴이 추진하고 있는 집단면역 방식은 보통 백신과 치료제 등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앞서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집단면역을 추진한 영국의 경우, 감염자가 단시간에 폭증하자 봉쇄조치로 돌아섰다. 그러나 스웨덴은 이후에도 집단면역 체제를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4일 기준 스웨덴의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는 각각 4만 803명과 4542명으로 북유럽에서는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노인요양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일어나며 노약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졌다.

텡넬은 “코로나19가 노인요양시설에 이같이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했다”며 “우리는 노년층이 질병에 취약하고 감염 시 많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지만, 이 질병이 이렇게 쉽게 전염될지도 광범위하게 확산될 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면역 비율 역시 제한적이다. 집단 면역이 효과를 발하려면 면역력을 가진 국민의 비율이 60%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5월 말까지 수도 스톡홀롬 전체 인구 3분의 1이 항체를 보유하도록 할 것이라는 스웨덴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실체 항체 보유자들은 7.3%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 뉴욕조차 항체생성률 20%…갈 길 먼 집단면역)

집단감염을 고집한 스웨덴의 대응은 경제활동을 제한하지 않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 결과 스웨덴은 다른 나라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가운데 전기 대비 0.4%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했다. 다만 GDP 증가율은 블룸버그 예상치(0.6%)를 밑돌았으며 지난해 4분기 성장률(0.8%)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텡넬은 이제 와서 집단면역이라는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전략이 여전히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봉쇄조치를 취한 유럽 내 다른 나라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스웨덴은 여전히 꾸준히 코로나19 확진자·사망자가 증가 추세다. 그 결과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이 하나둘씩 입국제한 조치를 풀고 있지만, 스웨덴만은 이같은 움직임에서 제외되고 있다. 스웨덴이 코로나19 상황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텡넬은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는 식당에는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등 개선 조치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요양원들의 방역 수준을 높이고 코로나19 검사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16세 이상 학생들에 대한 휴교 조치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국 이야기도 언급됐다. 텡넬은 감염 초기 당시 광범위한 검사 체제를 구축하는 것과 관련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감염 역량을 구축하는 것이 과연 감염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같은 곳에서는 대규모 검사가 효과를 발휘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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