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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로나19, 男 고환 손상시켜…정자 생산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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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코로나 바이러스 입자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남성의 고환을 손상시키고 정자 생산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연구진들이 공동 연구한 결과 코로나19가 고환을 직접 감염시키지 않고서도 고환 세포 표면의 효소와 결합하면서 세포를 확장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지난 1일 ‘유럽 비뇨기과 포커스’(European Urology Focus)에 게재된 논문에서 “코로나19로 요양중인 사람들의 정자 기증이나 임신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구는 보스턴 터프츠 메디컬 센터의 밍저우 교수와 우한 화중 과학기술대학의 녜슈 박사의 주도 아래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11명의 표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정자와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관여하는 조직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사했고, 샘플들이 바이러스에 의해 손상됐는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하나의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흔적이 나타났다. 이는 바이러스가 고환 조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피에 있는 것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 논문에서 밝혔다.

그러나 표본의 80% 이상은 정자가 만들어지는 고환의 정세관(seminiferous tubules)에 상당한 손상을 보였다. 정세관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건강한 세포보다 훨씬 더 커졌고 정자 생산에 영향을 줄 정도로 손상돼 있었다.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고환 세포에 들어가지 않고서도 어떻게 이런 손상을 일으켰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사용해 고환에 있는 ACE2라는 효소와 결합한 것으로 추측했다.

코로나19가 남성의 생식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중국의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 5명 중 1명은 음낭에 불편함을 호소했으며, 미국에서도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사타구니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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