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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대만 총통, “왜 美시위에 침묵하나”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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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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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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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이 홍콩 시위는 지지하면서 왜 미국 시위 관련해서는 침묵하냐는 공격을 받았다. 정부 및 여당 관계자는 홍콩과 미국의 상황은 다르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대만 야당 국민당 전 의원이자 현재 정치평론가인 자오 사오-쿵은 이날 차이 총통을 향해 “차이는 홍콩 시위대를 지지한다고 목소리를 높여놓고 왜 이번엔 침묵하는가”라면서 “왜 미국 시위대를 지지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차이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에 반대되는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하면 스스로 부끄러운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면서 미국에선 8일째 전국적인 항의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차이 청-위안 전 국민당 사무차장도 차이 총통 비난에 가세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고 방위군을 투입해 시위대를 압박하는 등 이중잣대를 보이고 있다”면서 “홍콩 시위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고 하면서 미국 시위는 테러리즘이라고 평한다. 차이와 트럼프는 홍콩과 미국에서의 문제를 두고 위선적인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같은 비난에 이날 팅 융-쿵 대만 정부 대변인은 “미국의 상황을 주의깊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현재 문제는 공평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팅 대변인은 “우리는 독재 정권과는 달리 이번 문제가 민주주의 시스템 아래서 대화와 협력으로 적절히 해결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여당인 민주진보당(DPP) 측도 "미국 시위는 인종차별로 인해 벌어진 것"이라면서 "외부 세력이 충돌을 조장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벌어진 시위는 내부 사정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중국으로 인해 시위가 벌어지는 홍콩과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는 의미로 보인다.

대만 중국문화대학의 왕 쿵이 교수는 “대만과 워싱텅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차이 총통이 미국 시위나 트럼프 대통령의 통제 방식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불편할 것”이라면서 “섣불이 언급해 비난을 사는 것보다는 침묵을 지키길 원할 것”이라고 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키자 “우리는 홍콩에서 민주, 자유, 인원이 후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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