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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살 돈 없으면 무슨 자유가 있나”…‘기본소득’ 꺼낸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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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초선 의원 모임서 ‘궁핍에서의 자유’ 강조

비대위원장 취임 때 밝힌 ‘진취적 정당’ 실험 돌입

“호남도 관심 가져야”…당내에선 “각론 나와봐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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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정무수석 기다리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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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80·사진)이 3일 “배고픈데 돈이 없어서 빵을 못 먹으면 무슨 자유가 있겠는가. 궁핍으로부터 자유를 찾아야 한다”며 기본소득 의제를 띄웠다. ‘보수’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공언하고, ‘불모지’ 호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일성’이었던 ‘진취적 정당’을 만들기 위한 실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안팎에서는 총론에선 변화에 공감하지만 각론에선 무리한 시도라는 의견도 있다. ‘김종인표 실험’이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진행된 당 초선 의원 대상 강연에서 종교·언론 등의 형식적 자유보다 “물질적인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시켜야 하는지 그게 정치의 가장 기본적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고픈 사람이 길을 가다가 빵집을 지나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먹고 싶지만 돈이 없기 때문에 먹을 수 없다면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는가”라며 “그 가능성을 높여야 물질적 자유라는 게 드러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념에 근거한 자유가 아닌 ‘궁핍’을 해결해야 한다는 실질적 자유를 앞세워 기본소득 도입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이다.

심각해지는 빈곤·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지론이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기본소득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3040세대가 통합당을 외면한 건 공정·평등 문제에 관심을 안 보여서다. 민주당은 시늉이라도 하는데…”라며 총선 참패 원인을 불평등에서 찾았다.

김 위원장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지만 조만간 특정 계층에 한정해 기본소득 도입을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가 제안했던 의료보험제도 역시 처음엔 근로소득자만 대상으로 한정해 실시됐다.

김 위원장의 ‘혁신’은 기본소득뿐만 아니다. 그는 보수정당의 본류인 통합당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고 여러번 강조했다. 이날도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보수의 가치냐’라고 물었을 때 즉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조수진 의원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논쟁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질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합당이 손놓고 있는 호남 지역에 대한 관심도 김 위원장의 혁신 ‘실험’ 중 하나다. 김은혜 대변인은 “호남, 청년, 여성에 대해서는 창조적, 파괴적 혁신을 할 수밖에 없는 접근법을 가져야 한다”며 비대위 차원의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당내 기류다. 아직은 다들 ‘뒷짐’을 진 모양새다. 기본소득 문제만 해도 당 관계자는 “예전엔 기본소득이라는 단어를 꺼낼 수도 없었는데 그래도 조용한 걸 보면 변화를 숙명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구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쯤이면 국면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기본소득은 각론이 나와야 논쟁이 붙을 수 있다”면서 “전 국민 기본소득을 우리 당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국가의 빚이 계속 늘어나는데 어떻게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지선·심진용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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