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JP모건 등 월가 대표 금융사 동참
골드만삭스 "지금은 침묵할 때 아니야"
BofA 인종갈등 해소에 1조2000억원 기부
인종 차별 발언한 에이미 쿠퍼 논란에
프랭클린템플턴 하루만에 즉각 해고 조치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지금은 침묵을 지킬 때가 아니다“라며 ’(백인 경찰의) 무분별한 행동이 일으킨 분노의 항의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재계에 이어 금융업계도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나이든 백인 남성(male, pale and stale)’이 중심인 월스트리트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셈이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JP모건·블랙록·뱅크오프아메리카(BofA) 등 월가를 주름잡는 대표적 금융사들은 모두 대내외적으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특히 이들은 일부 도시에서 성난 시위대가 금융사 지점에 침입해 기물을 파손했지만, 이런 이들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지금은 침묵을 지킬 때가 아니다”라며 “(백인 경찰의) 무분별한 행동이 일으킨 분노의 항의 활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표명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그동안 사내 인종 불평등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문제가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전역 주요 도시 시위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인종갈등 해소를 위해 기부금도 쾌척했다. 브라이언 모히니언 BofA CEO는 “유색 인종이 많이 사는 지역 사회의 보건·직업훈련·주택문제 해결 등을 위해 앞으로 4년 동안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최근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제니 존슨 CEO는 블룸버그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인종차별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을 유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얼마 전 에이미 쿠퍼 보험투자 부문 대표를 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퍼 대표는 지난달 25일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한 흑인 남성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며 경찰에 허위 신고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퍼지며 인종차별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프랭클린템플턴 측은 쿠퍼 대표를 즉각 해임했다. 존슨 CEO는 “이번 사건은 사실 여부를 가릴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월가의 아프리카계 리더 중 한 명인 마크 메이슨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플로이드 사망 동영상을 공포와 혐오감, 분노가 섞인 감정으로 봤다”며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발언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아내와 아이들, 회사 동료들의 권유로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의 이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마크 메이슨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플로이드 사망 동영상을 공포와 혐오감, 분노가 섞인 감정으로 봤다"며 "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미국의 이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신용카드 회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스티브 스쿼리 CEO는 “아프리카계 흑인 직원들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우리 회사는 인종차별에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처캐피털 제너럴캐털리스트의 케네스 셔놀트 회장은 블로그에 “흑인이라는 이유로 희생당하고 있다”며 “그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성난 미국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에 나선 뒤에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아메리쿠스 리드 교수는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시위는 3년 전에도 벌어졌지만, 기업들은 이번에 더 과감하게 입장을 발표하며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며 “CEO의 도덕적 가치가 경영인의 자질로서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