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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급 38회 소환... 이재용 부회장, 검찰에 정면대응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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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타당한지 시민 판단 구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 신청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배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관련 의혹을 조사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이 검찰 기소가 타당한지 판단해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신청했다. 이미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 부회장은 또다시 기소가 임박했다는 설(說)이 제기되는 등 검찰이 포위망을 좁혀 오자 전격적으로 정면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제도는 2018년 검찰이 수사 중립성을 확보하고 권한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에서 자체개혁방안으로 도입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민감한 사건 수사를 검찰이 계속하는 게 옳은지, 기소하는 게 맞는지를 검토한다. 대기업 총수 중에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소환조사를 받은 삼성 전·현직 사장급 임원은 총 11명이며, 1년간 총 38회 소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한달에 3회꼴로 조사가 이뤄졌다. 재계에서는 경영 환경이 악화돼 국내 1위 기업인 삼성마저 심각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경영진들이 잇따라 불려가고, 이 부회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최후의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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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후 지난달 30일 오전 2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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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삼성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이나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비율 불공정 산정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왔다. 현재 자본시장 구조하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나 주가를 인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또한 가치 판단의 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럼에도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고 검찰이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기소할 것으로 알려지자 삼성도 마지막 카드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2018년 설치된 심의위는 검찰 버전의 ‘참여재판’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설치됐다. 삼성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무리한 검찰 수사나 기소에 대한 최후 판단을 묻겠다는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특수수사의 원칙은 환부만 빠르게 도려내는 것인데 2018년 시작된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1년을 넘어 상당히 장기화되고 있다"며 "기업 수사와 경영진에 대한 소환으로 삼성이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마지막 방어권을 행사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측이 여론전에선 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모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장기화되면서 그만하면 됐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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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과 관련한 소송은 삼성물산 합병 건 외에도 2017년 2월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국정농단 뇌물 수수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은 잇따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경영공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이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혀가는 중이었다. 지난달 중순엔 코로나19를 뚫고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고, 평택에 약 18조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구축 계획도 발표했다.

앞서 수사심의위원회는 몇차례 검찰의 수사 사안에 대해 불기소, 혹은 기소유예를 권고한 사례가 있다. 2018년 발생한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해 위원회는 소방서장, 지휘조사팀장 등의 부실대응 혐의에 대해 긴박한 화재 상황과 위험 속에서 화재 진압에 집중한 소방관들에게 인명 구조 지연으로 인한 형사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에 불기소를 권고했다.

같은 해 기아차 노조간부 고소 사건에서는 불법파업 혐의로 입건된 노조 간부들에 대해 기소 유예를 권고했다. 불법 파업 요건을 갖췄더라도 이에 이르게 된 사정이나 피해 규모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는 취지였다.

안재만 기자(hoonpa@chosunbiz.com);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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