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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강타하는 '단순화' 열풍, 왜?[SS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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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원종현이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과 NC의 경기 9회초 2사 1루 두산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양의지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

KBO리그에 ‘단순화’ 열풍이 불고 있다. 규칙부터 메카닉까지 복잡한 게 야구 특성이지만, 정작 그라운드에 서는 선수단은 최대한 단순한 셈법으로 접근하는 것을 종용 받고 있다. 복잡해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체득한 덕이다.

NC 이동욱 감독은 “포수 양의지라는 존재는 투수를 단순화시키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양의지는 타자의 리듬이나 스탠스, 스윙궤도 등을 보고 순간적으로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이 발군이다. 그의 볼배합에 당하는 타자들은 “내 머릿속에 들어와있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바꿔서 말하면, 투수 입장에서는 사인 대로 던지면 된다. 적당한 체격에 앉은 자세도 안정적인데다 미트까지 정확한 위치에 대주니, 투수 입장에서는 아무 생각없이 포수가 원하는 곳에 던지기만 해도 절반 이상 확률을 선점하게 된다. 투수도 타자 분석 등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되지만, 되려 지나치게 깊게 파고들다 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있다. 양의지는 “볼배합이 꼬이거나 계산이 잘 안될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아주 단순하게 다시 시작하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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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주효상이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타석은 이정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키움은 타격훈련을 할 때 배팅볼 투수가 일부러 타자가 좋아하는 코스에만 던져주는 게 전통이다. SK 염경엽 감독은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타자는 저마다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타격훈련 때부터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좋아하는 코스를 놓치지 않는 훈련을 하는 게 실전에서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0번의 타격기회 중 세 번만 성공하면 ‘강타자’라는 찬사를 받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역설이다. 안되는 곳을 보완하려다 장점을 잃느니 잘 하는 것에 완벽을 추구하는 편이 낫다는 지론이다. 염 감독은 “슬럼프에 빠지더라도 좋아하는 코스로 날아오는 공은 놓치지 않는 타자가 진짜 좋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소위 눈 감고도 칠 수 있는 자기만의 존 하나쯤 만들어 두면, 영원한 3할타자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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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롯데의 경기 5회말 무사 1,3루 KT 1루 주자 심우준의 2루 도루 때 롯데 유격수 마차도가 태그를 시도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비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10개구단 모든 수비코치는 “수비는 복잡하게 생각할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지만, 첫 번째 기본은 ‘잘 잡는 것’이다. 메이저리그(ML)에서도 명품 3루수로 명성을 떨친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수비의 기본 요건 중 1원칙은 본인이 가장 편한 자세로 포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운드에 따라 스타트 타이밍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지만, 어쨌든 포구를 해야 다음 동작이 가능하다. 실책이 많은 선수들은 포구도 하기 전에 송구, 주자 움직임 등을 고려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잦다. 수비 코치들이 훈련을 할 때마다 “하나씩”을 외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따지고 보면 단순화 작업은 탄탄한 기본기가 갖춰져 있을 때 훨씬 쉽게 된다. 복잡한 셈법으로 경기 내내 끙끙 앓는 선수들은 역설적으로 기본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KBO리그에 불고 있는 ‘단순화’ 열풍은 기본을 중시하는 야구가 지류가 아닌 본류로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ESPN 중계진은 “KBO리그는 파워히터나 파워피처가 많지 않아 기본기 게임을 한다”고 총평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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