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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기고] 산모와 아기 위해…임신성 고혈압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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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신체에 다양한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임신과 관련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임신성 고혈압은 산모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 20주 이후 수축기 혈압이 140mmHg 또는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고, 단백뇨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임신 중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 중 가장 흔하다.

출산 후 없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임신 중에 생긴 고혈압이 출산 이후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 그리고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 임신하게 되면 20~50%는 재발한다. 또한 임신성 고혈압 산모 중 15~25%는 단백뇨가 발생하여 임신중독증이 올 수 있고, 단백뇨 외에도 두통, 시야 장애, 상복부 통증,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할 수 있다.

산모들 중 간혹 약을 먹으면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태아에게 안전한 약을 사용한다. 오히려 약을 먹지 않는 경우, 태아에게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발육 부진, 미숙아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임신성 고혈압이 태아의 신경 발달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임상적 추측이 점차 연구를 통해 입증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며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지난 30년간 61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임신성 고혈압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경우 아동기 자폐 스펙트럼(Autism spectrum disorder)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위험이 증가돼 있음이 밝혀졌다. 1166개 연구 결과, 합병증이 없는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이에 비해 고혈압성 장애에 노출되었던 태아가 후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질 확률이 35%, ADHD는 30%가 더 높았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고혈압성 장애의 태반 기능 부전으로 태반의 혈류 감소 및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태아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 부족이 신경학적 발달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잠재적인 이론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환경적 요인 등 신경 발달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이러한 방향의 연구가 자폐증과 ADHD 예방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다.

산모는 정상적인 혈압 수치를 보이고 두통, 시력장애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자가 혈압 측정을 하면서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혈압이 높을 때에는 항 고혈압 제제를 복용하며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상기 증상이 동반될 때에는 바로 병원을 내원해 치료받아야 한다.

[이슬기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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