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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경기 후퇴 확실…국민소득 3만 달러, 3년 만에 무너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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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3% 성장, 2분기 -2% 전망

1인당 GNI 금융위기 후 최대 감소

한은 “원화 하락 땐 3만 달러 붕괴”

민간소비 6.5% 급감…경고음 커져

한국은행이 2분기 경제성장률을 -2%대로 전망했다. 1분기(-1.3%)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는 2003년 1~2분기 이후 17년 만이다. 올해 환율 추이에 따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년 만에 3만 달러 밑으로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 잠정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3% 줄었다.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다. 경제활동별로 제조업은 1.0% 감소했고, 건설업이 0.2% 증가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서비스업이었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등을 중심으로 2.4%나 줄었다. 민간 소비가 6.5%나 감소한 영향이다. 외환위기(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항목별 성장 기여도로 보면 1분기엔 민간 소비가 전체 성장률을 3.1%나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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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기 연속 마이너스... GDP 디플레이터 등락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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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2분기에도 큰 폭의 후퇴가 불가피하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을 포함한 1~2차 추가경정예산의 효과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수출 영향 등을 봐야 할 것”이라며 “2분기 성장률은 대략 -2% 초·중반대(전기 대비)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GNI도 낮아지고 있다. 1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0.8% 감소했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이다.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2115달러로 잠정 집계됐는데, 2018년 3만3564달러에서 4.3% 감소했다.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다. 한국의 1인당 GNI는 2017년 3만1734달러로 올라선 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3만 달러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GDP 감소, 전반적인 원화가치 하락 등에 따라 3만 달러 수성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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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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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국장은 “각종 경제지표가 한국은행 전망대로 간다면, 올해 1인당 GNI 3만 달러를 하회하기 위해서는 원화가치가 달러 대비 5%까지 절하돼야 할 것”이라며 “이번 달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50~1260대를 연말까지 가져간다면 3만 달러 이하로, 그렇지 않으면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19일 1280원까지 떨어졌던(환율은 상승) 원화가치는 2일 1226원까지 올랐다.

경제 활력이 떨어졌다는 경고음은 또 있다. GDP 디플레이터 등락률이 1분기 -0.6%로 다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1961년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이다. 외환위기 당시 3분기 연속 하락이 직전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연간 GDP 디플레이터 등락률도 -0.9%로 확정됐다. 연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외환위기 때인 1999년(-1.2%), 반도체 가격 급락 영향을 받았던 2006년(-0.2%)뿐이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물가를 반영하는 명목 GDP 증가율이 실질 GDP 증가율보다 낮아서다.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는 신호이자, 소비·투자·생산 등 어디선가 구멍이 생겼다는 의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아니어도 한국이 장기 침체의 초입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당장의 위기 극복도 중요하지만,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정책적 상상력을 발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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