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페이스북이 부끄럽다”…‘트럼프 규제’ 안한 저커버그, 내부 반발 직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임직원들 본인 트위터에 저커버그 비판 글 올려

일부 직원은 ‘부재중’ 메시지 올려 ‘가상 파업’

NYT “창사 이래 저커버그 지도력 가장 큰 도전”


한겨레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로이터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위터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리한 메시지에 아무 조처를 취하지 않은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회사 내부의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1일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내부 직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며 “여러 고위 직원들이 공개적으로 저커버그를 비판하고, 일부는 가상 파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한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 과정에서 일부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올렸다. 이에 트위터는 “폭력을 미화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트럼프의 트위트를 감추는 조처를 취했지만,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한 발 나아가 저커버그는 트럼프가 선호하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페이스북은) 진실의 결정권자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여러 페이스북 직원들이 본인 트위터 등에 저커버그의 결정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디자인팀을 이끄는 라이언 프라이타스는 본인 트위터에 “마크는 틀렸다. 그리고 나는 가장 시끄러운 방법으로 그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제품관리 이사인 제이슨 토프도 본인 트위터에 “나는 페이스북에서 일하고 있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자랑스럽지 않다”며 “내가 얘기를 나눈 다수의 직원들이 비슷했다. 우리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썼다. 인스타그램의 제품매니저인 케이티 주는 “나는 깊이 실망했고, 회사의 행동이 부끄럽다”며 “만약 당신이 비슷하게 느낀다면 트위터에 ‘저커 벅스(bucks·달러)’라고 함께 쓰자”고 말했다.

일부 페이스북 직원들은 저커버그의 대응에 항의하기 위해 본인 디지털 프로필에 ‘부재중’이라는 메시지를 띄우는 방식으로 ‘가상 파업’에 돌입했다.

내부 반발에 직면한 저커버그는 직원들에게 그의 결정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내고, 인권 단체에 천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두 가지 조처를 취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직원들이 실망감을 표현하는 것을 독려한다”며 “콘텐츠에 대한 어려운 결정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그들의 정직한 반응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당장 자신들의 결정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의 보수적인 결정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진 피터 틸이 페이스북의 이사로서 주요 결정에 관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12월 정치광고 허용 논란 때도, 피터 틸의 조언이 받아들여져 페이스북이 공화당에 유리한 결정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페이스북이 미 행정부의 강력한 반독점법 조사에 직면해 있는 것도 페이스북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요인이다.

<뉴욕타임스>는 직원들의 강력한 항의는 “15년 전 회사 창립 이래 저커버그의 지도력에 대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보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네이버 뉴스판 한겨레21 구독▶2005년 이전 <한겨레>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