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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천만원 은행에 넣어도…年이자 고작 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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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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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1년간 1000만원을 예금해도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7만원대에 불과한 시대가 도래했다. 은행 금리가 0%대로 떨어졌고 여기에 세금까지 내고 나면 들어오는 소득은 한없이 작아진다. 이 같은 추세로 시중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현상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대표적인 거치식 정기예금 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금리를 통장 유지 기간(계약 기간)에 상관없이 0.3%포인트씩 인하했다. 기본금리는 물론 가산금리도 0.3%포인트씩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총대를 메고 대표 예금통장의 금리를 내렸다. 이 예금은 만기이자 지급식 기준으로, 계약 기간이 1~3개월 미만인 상품은 금리가 기존 0.60%에서 0.30%로 낮아졌다. 3~6개월 미만 상품은 0.70%에서 0.40%로, 6개월~1년 미만 상품은 0.80%에서 0.50%로 낮아졌다. 계약 기간 1~2년 미만인 상품은 0.90%에서 0.60%로 내려갔으며 2~3년 미만인 상품은 1.0%에서 0.70%로, 3년인 상품은 1.05%에서 0.75%로 낮아졌다.

고객이 1년간 통장을 유지해 받게 되는 이자는 기본금리에 가산금리를 합쳐 계산된다. 지난달까지 이 통장 개설로 받게 되는 이자는 최대 연 1.8%(1년 만기 기준)였다. 기존 1년 만기 기본금리 연 0.9%에 가산금리 최고 연 0.9%가 적용됐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로 기본금리가 연 0.6%에 가산금리도 최대 0.6%로 낮아짐에 따라 수치상 최대 예금금리가 연 1.2%로 뚝 떨어졌다.

예를 들어 가산금리를 합쳐 연 0.9%짜리 예금에 1000만원을 넣으면 이자소득세(15.4%)를 빼고 예금 가입자가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7만6140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평균 가산금리는 평균 0.3~0.4% 수준"이라며 "국민은행 수퍼정기예금 1년 기본금리가 0.6%로 낮아졌으니 가산금리를 적용해도 연 1%가 안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국민수퍼정기예금'을 제외한 거치식(한꺼번에 내는) 예금 13개 상품에 대해선 5일부터 상품별로 금리를 0.2~0.8%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매달 붓는 방식의 적금 34개 상품도 일제히 0.25~0.8%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 MMDA(수시입출금식예금) 2개 상품도 8일부터 금리를 내린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음주부터 수신상품 금리 인하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에도 기준금리가 내리면 국민은행이 총대를 메고 먼저 인하한 후 나머지 은행들이 따라서 내리는 식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예·적금 금리 인하 시기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주요 상품 기본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0.8~0.95%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가산금리를 보태면 1%가 넘지만 금리 인하가 적용되면 연 이자 0%대 예금이 될 전망이다. 예·적금 상품 금리가 내려간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되레 올랐다. 이번주 국민은행의 혼합형(고정) 주담대 금리는 연 2.22~3.72%로, 지난주(2.11~3.61%)보다 0.11%포인트 올랐다. 이날 신한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58~3.59%로, 기준금리 인하 당일인 28일(2.55~3.56%)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된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전인 지난달 25일 1.306%까지 떨어졌던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지난 1일 1.381%로 올랐다.

[문일호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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