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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수원 토크박스]이강철 감독 “내가 나쁜 사람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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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유)한준이가 끝까지 뛰겠다고 하네요.”

어떻게든 신중하고 싶은 이강철(54) KT 감독과 지금이라도 당장 뛰고 싶은 주장 유한준(39). 이강철 감독은 결국 묵묵하고 점잖은 KT 장남의 확고한 의지에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이강철 감독은 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유한준의 라인업 복귀를 알렸다. 지난달 16일 수원 삼성전서 주루 중 내전근막 파열 부상으로 이탈한지 17일 만이다. 당초 의사 소견에 따르면 복귀까지 6주일이 걸린다고 했지만 부상 부위가 근육이 아닌 근막인 점이 유한준의 복귀시기를 앞당겼다.

무엇보다 유한준의 의지가 강했다. 지난주부터 경기 개시 전 방망이를 들고 이 감독 앞을 서성였을 정도. 아직 주루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뛰고 싶다’라는 의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인 것. 더 신중하게 복귀일정을 조율하려던 이 감독도 유한준의 계속된 의지 표출에 백기를 들었다.

이 감독은 “(유)한준이가 끝까지, 정말 끝까지 자기가 타격을 하겠다고 하더라”며 “내가 나쁜 놈이 되는 것 같다. 주루는 60% 정도여서 대타로만 활용할 수 있는데 선수가 괜찮다고, 하고 싶다는데 어쩌겠나”며 웃었다. 이 감독의 한 마디에서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려고 고집을 부린 든든한 장남, 그리고 말리다가 포기한 부모의 모습이 보인다.

수원=전영민 기자 ymin@sportsworldi.com 사진=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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