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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지 않겠다던 독일이 5세대(5G) 핵심장비 공급계약을 화웨이에서 스웨덴 에릭슨으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텔레포니카가 5G 핵심 네트워크 장비를 화웨이에서 에릭슨으로 변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쿠스 하스 텔레포니카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전역에 통신망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써, 우리는 안전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특별한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 책임을 이행할 장비 업체가 바로 스웨덴의 에릭슨이라는 게 텔레포니카의 입장이다. 텔레포니카는 향후 완전 클라우드 방식으로 구성될 5G 핵심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할 예정으로, 텔레포니카의 에릭슨 장비 채택은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의 5G망 구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그간 미국의 노골적 압박에도 "이동통신 관련 보안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지만 특정한 업체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텔레포니카는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일부 5G 장비를 화웨이와 체결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터라 화웨이가 받을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5G 구축사업에서 가능하면 빨리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려 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현지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은 오는 2023년까지 영국 인프라 구축사업에 중국이 관여할 여지를 '제로'(0)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구상이다.
그간 5G 이동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제품을 쓰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미온적이었던 유럽 동맹국들이 속속 화웨이 제품을 탈락시키는 흐름을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발 '중국 책임론' 및 홍콩보안법 사태 등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화웨이는 최근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이 기존에 구축한 화웨이 제품을 모두 걷어내고 에릭슨 장비로 LTE 및 5G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하자 이미 상당한 타격을 상황이다. 화웨이는 급기야 현지 법인의 사외이사로 영국 재계 거물이자 전 브리티시텔레콤 회장이었던 마이크 레이크를 영입하는 등 영국 내 반(反) 화웨이 불길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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