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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줄기세포로 파킨슨병 치료?…세계 첫 임상치료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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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만성 퇴행성 뇌 질환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는 파스킨병 환자가 11만 명에 이릅니다. 지난 2010년 6만 명대에서 매년 수천 명씩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와 지난 2005년 선종한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앓았던 병입니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근육의 떨림과 느린 움직임, 신체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뇌는 세포와 세포 간에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이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사라지면서 세포와 세포가 신호를 주고받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게 바로 파킨슨병입니다. 약물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영구적으로 치료되는 게 아닙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를 연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세계 첫 파킨슨병 임상치료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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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린 김광수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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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세계적인 의학 분야 저널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파킨슨병 치료에 고무적인 소식이 실렸습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석·박사 출신의 김광수 교수(美 하버드 의대 맥린병원 분자신경생물학 실험실 소장)팀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환자 임상 치료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 겁니다. 김 교수 연구팀의 성과가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역분화 줄기세포(iPS)' 기술을 활용한 최초의 임상 치료라는 데 있습니다. '역분화 줄기세포', 용어부터 어려우니 조금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배아 줄기세포'와 비교해서 설명하는 게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역분화 줄기세포란?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일으키면 여러 개의 세포로 이뤄진 '배반포'가 됩니다. 이 배반포 안에 있는 많은 세포가 '배아'를 형성하고, 이 배아가 나중에 우리 신체의 각 장기와 뼈, 혈액 등 특정 조직의 세포로 변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분화'라고 합니다. 배반포 안에 있는 세포들을 따로 분리해서 배양하면 체내 어떤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배아 줄기세포'가 되는 겁니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난치병 치료 연구는 바로 이 배아 줄기세포의 특징에서 출발합니다. 우리 몸에서 문제가 생긴 세포나 조직을 배아 줄기세포를 활용해 새로운 세포로 대체시키면 이른바 복원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분화가 돼 이미 역할이 정해진 세포를 분화 이전의 단계로 되돌려서(역분화) 배아 줄기세포처럼 어떤 조직의 세포로 다시 분화할 수 있게 한 걸 말합니다. 환자의 체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식 거부 반응이 없고, 배아를 복제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도 없습니다.

■'역분화 줄기세포'로 '신경세포'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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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김광수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환자 본인의 피부세포를 역분화 줄기세포로 전환했고, 이걸 다시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시켰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파민 신경세포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두차례 환자의 뇌에 이식됐습니다.

2년 동안 양전자 단층촬영(PE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후속 테스트를 해보니, 임상 치료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69세의 조지 로페스(George Lopez) 씨. 그는 이식 수술 뒤에도 면역거부 반응 없이 구두끈을 스스로 묶거나, 수영, 자전거 타기가 가능할 정도로 운동능력이 회복됐다고 합니다. 실용화된다면 획기적인 치료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양한 뇌 질환에 줄기세포 치료 방법 활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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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로 만든 도파민 신경세포를 뇌에 이식하는 수술



로페스 씨 사례는 '역분화 줄기세포'로 뇌 질환 환자를 치료한 첫 사례입니다. 연구팀은 예상됐던 여러 난관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환자 체세포를 인체에 해가 없는 방법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데 이어, 제대로 분화하지 못한 줄기세포를 제거해 종양 발생 위험을 없앴다는 것은 큰 성과들로 꼽힙니다.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는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는 과정에서 세포 수가 얼마 남지 않고, 환자 뇌에 투입된 이후에는 대부분 소멸할 수 있어 치료 효과가 불분명했다"면서 "김광수 교수는 개선된 방법으로 이를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김광수 교수는 "앞으로 안정성과 효능성 입증을 위해서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필요하다"면서 "10여 년 정도 후속 연구를 계속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맞춤형 세포치료가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또 하나의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파킨슨병 치료는 물론 다양한 뇌 질환 치료에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대수 교수 역시 "지금까지 줄기세포 치료법이 개념상으로만 있었고, 뇌 질환 환자에 실제로 적용해 성공한 적이 없었다"면서 "앞으로는 치매나 정신분열증 같은 다양한 뇌 질환에 이런 세포치료 방법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최준혁 기자 (chun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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