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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3조원 수주 '잭팟'에 조선주 물 만났다…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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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13만원을 넘나들던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지난 3월 19일 6만6300원으로 '반 토막' 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제유가 급락 여파다. 조선업종은 통상 유가가 하락하면 원유 시추를 포함한 해양플랜트 사업에 타격을 받는다. 다른 조선주도 처지는 비슷했다. 하지만 4월 이후 반등세를 탔고, 지난달 말부터 눈에 띄게 상승했다. 2일엔 전날 대비 6.4% 오른 9만8100원에 거래를 마감, 올해 최저점보다 48%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3%)보다 높다.

조선주가 모처럼 순풍에 돛단 듯 순항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전날보다 18.27% 오른 58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3일 기록한 올해 최저점(3115원) 대비 89% 급등한 가격이다. 이날 대우조선해양(14.41%)과 현대미포조선(3.32%), 현대중공업지주(1.07%) 등 다른 조선주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가격제한폭(29.91%)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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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수주한 LNG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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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주가, 두 달여 만에 89% 상승



최근 주가 상승은 국내 조선업체들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기대감 때문이다.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4월 "약 100척의 LNG 운반선을 한국 조선사를 통해 구매할 생각"이라고 외신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이에 주춤했던 대규모 수주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돌았고, 조금씩 살아나던 매수세는 수주 성공 소식에 크게 늘어났다. 카타르 국영 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1일(현지시간)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23조6000억원(700억 리얄) 규모의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QP가 조선 3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을 확보하는 내용으로, 통상 대규모 사업에서는 정식 발주 전에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는다. 조선 3사에 배정될 물량은 104척 정도로 추정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성사된 대형 프로젝트로, 조선사들의 일감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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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한 조선주.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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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추가 상승" "일시적 반등" 의견도



증권가에서는 조선업종 주가의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선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은 0.6배 수준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0.8배)과 비교해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며 "국제유가 급등, 카타르 LNG 물량 확보 소식을 통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많다. 최근의 강세는 저가 매력과 수주 소식에 따른 일시적 반등일 뿐, 주가의 추가 상승 신호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카타르의 대규모 발주 계획은 사전에 알려져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며 "당장 주가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약은 2027년까지의 장기 계획으로 실제 선박 건조 계약은 2024, 2025년까지 4~5년에 걸쳐 나눠 체결될 것"이라며 "내년 이후 연간 수주량은 25~30여척, 조선사별로는 10여척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18, 2019년 한국 조선사의 대형 LNG선 수주량은 각각 66척, 49척이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이상의 큰 발주가 나와 올해 총 발주량이 늘지 않는 이상 주가가 더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경기 상황이 여전히 안 좋은 것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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